(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소속팀 PSG(파리 생제르맹)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않았으나 슛이 골대를 맞고 득점에 관여하는 패스를 찔러넣는 등 PSG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선수상' 진면목을 어느 정도 선보였다. 내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이강인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이 한 번 더 드러났다.
이강인이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풀타임을 뛰며 PSG를 패배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힘을 보탰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스트라스부르와의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앙(리그1) 8라운드 홈경기에서 3-3으로 힘겹게 비겼다.
PSG는 5시즌 연속 리그앙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추가, 승점 17(5승 2무 1패)을 기록하며 일단 선두를 지키고는 있지만 지난 시즌 리그앙 개막 뒤 30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할 때 만큼의 강력함은 보이질 않는다.
이날 PSG와 비긴 스트라스부르가 승점 16(5승 1무 2패)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PSG의 라이벌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올랭피크 리옹(이상 승점 15·5승 2패)이 3위 그룹을 형성하는 중이다. 마르세유, 리옹은 8라운드 경기를 이기면 PSG를 끌어내리고 선두에 오를 수 있다.
이날 이강인은 선발 출전한 뒤 풀타임을 뛰었다. 이강인은 최근 리그앙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했다. 특히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인이 리그앙에서 2경기 연속 90분을 다 뛴 것은 지난 2023년 12월3일 르 아브라전부터 12월17일 릴전까지 3경기 연속 풀타임 이후 22개월 만의 일이다.
PSG는 이날 홈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뤼카 슈발리에가 골키퍼로 나섰으며, 뤼카 에르난데스, 루카스 베랄두, 일리아 자바르니,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백4를 형성했다. 데지레 두에, 이강인, 세니 마율루가 미드필더로 나섰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 이브라힘 음바예가 공격수로 나섰다.
리암 로스니어 감독이 지휘하는 스트라스부르는 백3를 선택했다. 마이크 펜데르스가 골키퍼 장갑을 껶다. 이스마엘 두쿠레, 루카스 호그스버그, 겔라 두에, 벤 칠웰, 사미르 엘 무라베, 발렌틴 바르코, 압둘 우아타라, 디에구 모레이라, 훌리오 엔시소, 호아킨 파니첼리가 선발 출전했다.
PSG는 한 수 위 전력이라는 평가를 입증하듯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후 6분 만에 데지레 두에의 침투패스를 바르콜라가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중위권 평가를 뒤엎고 최상위권 싸움 중인 스트라스부르도 바로 받아쳤다. 전반 26분 두에의 크로스를 파니첼리가 머리로 받아 넣어 균형을 맞췄다.
내친 김에 전세도 뒤집었다. 스트라스부르는 전반 41분 두에의 패스 실수로 기회로 잡은 뒤 바르코가 띄워준 공을 모레이라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해 전세를 뒤집었다.
PSG는 후반 4분 파니첼리에게 다시 실점하면서 홈에서 두 골 차로 밀리는, 보기 드문 졸전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만 PSG도 선수 교체를 통해 반전을 모색했고 추격골과 동점골이 터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홈팀은 후반 13분 두에가 상대 골키퍼 펜더르스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하무스가 오른발로 차 넣어 2-3으로 한 골 차로 추격했다.
이후 PSG가 재동점포를 위해 추격하는 과정에서 이강인의 안타까운 '골대 강타'가 나왔다.
후반 27분 이강인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슛이 스트라스부르 골대 오른쪽을 강타, 그의 올 시즌 리그 첫 골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이강인은 새 시즌 첫 경기인 지난 8월14일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극적인 동점포를 터트린 것이 유일한 이번 시즌 득점 기록이다.
이강인은 골을 놓쳤으나 후반 34분 동점 골에 관여하며 팀의 무승부에 기여한 것으로 위안 삼을 수 있게 됐다.
이강인이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골 지역 오른쪽으로 찔러준 공을 세니 마율루가 이어받아 오른발 슛을 날렸는데 골키퍼에게 막혀 튀어나왔다. 마율루가 곧장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는 3-3으로 끝났다. 이강인은 아쉬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지난 14일 파라과이와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후반 환상적인 중거리 패스로 오현규의 2-0 완승 마무리 골을 도왔던 이강인은 이날도 발군의 패스 실력을 선보이면서 내년 월드컵 때 한국 축구의 공격을 책임질 핵심 전력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