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LAFC에서 손흥민과 환상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드니 부앙가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살렸다.
부앙가가 뛴 가봉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모이 국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조별리그 F조 9차전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골 폭격을 이어가고 있는 부앙가는 이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과거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활약했던 피에르 에메릭 오마베양이 홀로 4골을 터뜨리는 원맨쇼로 가봉의 승리를 이끌었다.
가봉은 전반 20분 오바메양이 부앙가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감비아가 3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으나 오바메양은 전반 42분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렸다.
전반전을 2-1로 마치는 듯했던 가봉은 추가시간 또 다시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마쳤다.
감비아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시작 2분 만에 역전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가봉에는 오바메양이 있었다. 과거 아스널, 첼시 등에서 뛰며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적이 있는 오바메양은 후반 17분과 33분에 감비아의 골망을 흔들면서 4골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오바메양은 골 세리머니 도중 코너 플래그를 걷어차 부러뜨려 경고를 받은 것에 이어 경기 막바지 상대 선수를 밀쳐 퇴장 당했다.
이 승리로 가봉은 7승1무1패, 승점 22로 2위를 유지했다. 선두 코트디부아르와는 1점 차다.
아프리카 예선은 6개 팀씩 9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다. 각 조 1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2위를 차지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 후 승자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가봉은 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코트디부아르(승전 23)와 1점 차를 유지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희망을 살렸다.
가봉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15일 예정된 부룬디와의 경기를 이기고, 코트디부아르와 케냐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감비아전서 4골을 넣은 주포 오바메양이 경기 막판 레드카드를 받아 최종전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전력 차가 큰 만큼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부앙가의 골 결정력도 물이 올랐다. 소속팀 LAFC에서 대한민국 간판 공격수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한 후 무려 10골을 몰아치며 단숨에 MLS 득점 선두권에 올라섰다.
가봉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8골로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에 1골 뒤진 득점 2위에 위치해 있다.
아프리카 예선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쏜 부앙가는 이어진 2차전에서도 1골을 넣었다. 3차전 코트디부아르 원정에서는 침묵하며 0-1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감비아와의 4차전서 다시 1골을 추가했다.
세이셸과의 5차전서 멀티골로 5골을 기록한 부앙가는 케냐전을 득점 없이 마쳤으나 세이셸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8골로 아프리카 예선 득점 1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과 호흡이 막 빛나는 시점에서 대표팀 경기에 나서더니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코트디부아르전과 감비아전에 침묵하면서 득점 선두 자리를 살라에게 내줬지만 브룬디를 상대로 득점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부앙가가 브룬디전서 가봉의 승리를 이끈다면 코트디부아르의 경기 결과에 따라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도 노려볼 수 있다. 본선에 오를 경우에는 그토록 원했던 월드컵에서 손흥민과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게 된다. 월드컵에서 부앙가와 손흥민이 적으로 만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한편, 부앙가와 달리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축구 강국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63분을 뛰는 동안 슈팅 한 차례 때리지 못하고 물러나 벤치에서 0-5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