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루니·데포 넘었다! 축구종가 인정…SON, EPL 역대 최고 골잡이 후보 15인에 뽑혔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15인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인 앨런 시어러를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뤼트 판니스텔로이, 디디에 드로그바, 티에리 앙리,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 지난 30여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선수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윙어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에 선정된 선수는 손흥민과 호날두, 그리고 모하메드 살라까지 단 세 명에 불과하기에 이번 후보 선정이 더욱 의미가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본 가장 위대한 골잡이는 누구인가?"라며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직접 15명의 후보들 중 최고의 공격수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지난 1992년 리그 출범 후 수많은 공격수들이 프리미어리그를 거쳐갔지만, 리그 사무국에서 직접 후보로 선정한 선수는 단 15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중 한 자리에 손흥민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손흥민은 아구에로, 앤디 콜, 드로그바, 엘링 홀란, 앙리, 해리 케인, 프랭크 램파드, 마이클 오언, 호날두, 살라, 시어러, 판 니스텔로이, 로빈 판 페르시, 그리고 제이미 바디와 함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것은 손흥민을 포함해 6명이며, 지금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는 홀란과 살라가 유이하다.

프리미어리그 208골을 넣어 역대 3위인 루니, 156골을 넣어 역대 10위인 토트넘 선배 저메인 데포가 빠졌으나 손흥민 만큼은 어려운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한 손흥민은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손흥민의 토트넘 소속 공식 기록은 454경기 173골 101도움. 프리미어리그로 기준을 좁혀도 333경기 127골 77도움이다.

손흥민의 127골은 과거 첼시에서 뛰었던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네덜란드)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공동 1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역대 최다 득점자인 시어러 외에도 케인, 앙리, 호날두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기록을 세운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손흥민이 이번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손흥민을 후보로 선정한 것만으로도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짐작 가능하다.

손흥민의 득점 능력은 이미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수상을 통해 증명됐다. 당시 손흥민은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리며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수상한 바 있다. 득점왕이 아니더라도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첫 시즌과 마지막 시즌을 제외하고 8시즌 동안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2010년 중후반과 2020년대 초반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리그 14골 6도움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 12골 6도움, 2018-2019시즌 12골 6도움,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 2020-2021시즌 17골 10도움을 기록했고 2021-2022시즌 23골 7도움으로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2022-2023시즌마저 손흥민은 리그 10골 6도움으로 웬만한 윙어들보다 더 좋은 스탯을 쌓았다.

2023-2024시즌에도 17골 10도움으로 최고의 해를 보냈지만, 시즌 초반과 막바지 부상을 겪으며 폼을 회복하지 못한 지난 시즌에는 7골 9도움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손흥민이 부진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측면 공격수는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도 많지 않았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공인을 받은 프리미어리그 레전드이기도 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8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하자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그의 업적을 조명했다.

사무국은 "손흥민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아시아 선수들의 장벽을 허문 것이 될 수 있다"며 "손흥민으 재능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MLS를 휘젓고 있다.

손흥민은 LAFC 입단 후 소화한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올리며 순식간에 MLS 최고의 공격수로 올라섰다. 더불어 새로운 공격 파트너인 가봉 국가대표 공격수 드니 부앙가와 함께 LAFC의 공격을 이끌며 LAFC를 포스트시즌 우승 후보로 올려놓았다. 미국 언론들은 LAFC가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을 앞세워 가레스 베일이 뛰었던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MLS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보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