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새로운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후배 문화에 대해 언급했다.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없애려고 노력했던 엄격한 선후배 문화가 여전히 국가대표팀에 남아 있다는 사실에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놀라움을 드러냈다.
카스트로프는 6일(한국시간) 독일 최대축구전문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저녁 식사 후, 나는 나이 많은 선수들에게 과일을 가져다 준다"라고 말했다.
2003년생 독일 혼혈 미드필더 카스트로프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일원이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최근 소속 협회를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한 후,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카스트로프는 미국전, 멕시코전 등 2연전에 모두 출전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미국전에서 교체로 나와 A매치 데뷔전을 가졌고, 멕시코전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선발 경기를 뛰었다.
향후 국가대표팀 핵심 미드필더가 될 자원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카스트로프는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도 포함됐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8시 브라질과 친선전을 가지고, 14일엔 오후 7시엔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두 경기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10월 A매치 일정은 국내에서 진행되기에, 카스트로프는 처음으로 국내 축구 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독일에서도 카스트로프의 한국 대표 발탁이 화제인 가운데 그는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있는 동안 느낀 점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카스트로프는 "모두 정말 예의가 바르고,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인다"라며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심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어린 선수는 엘리베이터를 가장 나중에 타고, 식사를 마친 후 다른 사람들에게 과일을 가져다 준다"라며 "모두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아무도 식탁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독일 축구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엔 "나이에 관해 매우 명확한 위계질서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모두들 매우 도움이 되고 친절하다"라며 "그들은 나와 주로 영어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 난 항상 가장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며 대표팀 선배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친절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카스트로프 인터뷰를 본 팬들은 여전히 국가대표팀에 엄격한 선후배 문화가 남아 있는 것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없애기 위해 노력했던 문화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선후배 간의 위계 질서를 없애기 위해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존댓말 사용을 금지하고 반말을 쓰게 했다. 시간이 흘러 그는 당시 국가대표팀에 대해 "과한 위계 질서가 있었다. 후배가 어떻게 해야 할지 선배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후배더라도 기회가 생기면 눈치를 보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후배가 선배의 눈치를 보는 상황을 없애기 위한 히딩크 감독의 노력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물론 나이 어린 사람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건 잘못된 문화가 아니다. 카스트로프도 문화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이고, 대표팀 선배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에 가장 나중에 타거나, 과일을 가져다 줘야 하는 문화가 대표팀에 있다는 사실에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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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