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올겨울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친선경기 개최를 검토 중이다.
시즌 도중 친선경기라는 다소 파격적인 일정이지만, 마침 해당팀에 맨유와 이런 저런 인연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와의 재회 가능성이 걸려 있어 전세계 축구팬 시선까지 쓸어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글로벌 스포츠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맨유 구단은 지난 시즌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무산된 유럽 대항전 출전 기회와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의 조기 탈락으로 인해 시즌 중 일정에 여유가 생긴 이번 겨울, 중동 원정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2019년부터 수도 리야드에서 중동 국가들의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개최하고 있는 축제인 '리야드 시즌'과 연계된 이벤트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맨유의 시즌 중 친선 경기 일정이 확정된다면, 이번 구상에서 가장 큰 관심은 호날두와의 맞대결이다.
호날두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성장했고, 2021년 전격 복귀해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왔지만 2년 만에 감독 및 구단과의 갈등 끝에 계약 해지라는 불명예스러운 결별을 맞은 바 있다.
이후 알 나스르로 이적해 현재 사우디 프로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맨유의 사우디 방문은 곧 호날두와의 재회를 의미할 수 있다"며 "알나스르와의 맞대결은 흥행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3년 1월 파리 생제르맹(PSG)이 사우디 프로리그 올스타팀과 경기를 치렀을 때 호날두는 두 골을 기록했고, 리오넬 메시도 득점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시 PSG의 사업 책임자로 일했던 마크 암스트롱은 현재 맨유에서 최고사업책임자(CBO)를 맡고 있어, 이번 협상에도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맨유 구단의 현재 재정적 상황이 친선전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맨유는 최근 2024-2025시즌 연간 매출 6억 6650만 파운드(약 1조 2614억원)라는 구단 사상 최고 기록을 발표했으나, 6년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회계연도 손실만 해도 3300만 파운드(약 625억원)에 달하며, 구단의 전채 부채는 약 7억 5000만 파운드(약 1조 4195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맨유는 올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약 8500만 파운드(약 1609억원)의 수익을 놓쳤다.
실제로 최근 맨유는 최대 450명에 달하는 직원을 감축했는데, 공동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는 최근 "지금과 같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면 크리스마스 전에 맨유는 파산할 수도 있었다"고 발언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재정 악화를 메우기 위해 해외 친선전이 현금 창출 수단으로 고려되는 셈이다.

실제로 맨유는 과거에도 시즌 중 해외 원정을 자주 활용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스페인에서 훈련 캠프를 열어 카디스, 레알 베티스와 친선전을 치렀으며,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말레이시아와 홍콩을 방문해 약 1000만 달러(약 14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토크스포츠'는 "만약 알나스르와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이는 맨유가 재정난을 타개할 수 있는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것"이라며 "호날두와 맨유의 재회라는 상징적 이벤트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규정에 따라 시즌 중 친선전 일정을 짤 경우 리그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며, 방송 중계권 배분 등과도 조율해야 한다.
현재 맨유는 12월 초까지 주중 경기가 예정되어 있지 않아, 그 사이 혹은 내년 1월 일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