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문동주를 넘어섰다. 161km/h. 토종 선수로는 그 어떤 선수도 도달하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문동주는 지난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다. 19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19일 선발이었던 코디 폰세가 20일에 나섰고, 문동주의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서 불펜피칭을 겸해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가 2-4로 뒤진 6회말 코디 폰세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문동주는 선두 장준원과의 8구 승부 끝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조대현의 희생번트 후 권동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허경민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7회말은 K-K-K로 끝냈다. 스티븐슨에게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문동주는 안현민과는 커브와 직구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진 강백호와의 승부에서는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포크볼로 방망이를 헛돌게 했고, 3구 포크볼이 볼이된 뒤 4구 빠른 직구로 다시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강백호에게 던진 4구 직구는 트랙맨 기준 161.4km/h가 찍혔다. 종전 기록은 2023년 4월 12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160.9km/h였고, 이때 국내선수 최고 구속을 경신했던 문동주는 한 번 더 최고 구속을 기록을 갈아치웠다.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장진혁에게 삼진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어 김상수는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날 투구를 마치면서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문동주에게 161.4km/h의 공을 던진 느낌을 묻자 "느낌은 똑같았다. 사실 4~5km/h라면 모를까 1~2km/h 차이는 절대 못 느낀다"면서 "그래도 최고 구속이라는 건 아무래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안 깨지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동주의 공을 받은 포수 최재훈은 "그냥 빠르기도 했지만 다른 것보다 포크볼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더 빠르게 느껴진 것 같다"면서 "백호도 포크볼에 스윙하고 '우와' 하고 놀라면서 소리를 지르더라. 못 치는 볼이라고 얘기했다. 아마 더 빨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 안쪽에 정확하게 꽂혔다는 것도 중요했다. 문동주는 지난달 5일 대전 KT전에서도 6회초 이정훈 상대 160.9km/h의 공을 던졌는데, 이때는 파울이 됐었다. 문동주는 "스트라이크니까 이제 모두가 인정해주지 않을까. 볼이라서, 방망이에 맞아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으니까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불펜에서 점검을 마친 문동주의 다음 등판은 1위 LG 트윈스와의 운명의 맞대결. 문동주는 27일 토요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문동주는 "일단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1위의) 기회가 있으니까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