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평균자책점은 참 좋은데 5이닝밖에 못 던지는 게 참 아쉽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는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대구 홈 경기에 선발등판, 팀의 7-5 승리에 힘을 보탰다. 9월 이후 3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16이닝 1패 평균자책점 2.25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 보면 마냥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가라비토는 지난 16일 롯데를 상대로도 5이닝 3피안타 6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잦은 볼넷 허용으로 투구수 관리에 실패한 게 옥에 티였다.
삼성은 8월 이후 21승17패1무를 기록, 하위권에서 4위까지 도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이 기간 주축 불펜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컸던 탓에 페넌트레이스 막판에는 외국인 투수들이 조금 더 이닝 이팅(Inning Eating)을 해주는 게 필요했다.
가라비토의 경우 지난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13경기 71⅓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2.27로 표면적인 성적은 매우 준수하다. 그러나 선발평균 이닝이 5⅓이닝에 불과해 선발등판 때마다 팀 불펜 가동 시점이 빠른 게 문제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가라비토가 실점은 많지 않은데 우리 팀 불펜 사정상 외국인 투수가 선발등판 때 조금 긴 이닝을 던져주길 바란다"며 "그런데 가라비토는 항상 이닝 수가 짧다. 후라도처럼 6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면 긍정적인데 가라비토는 이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가라비토는 13차례 선발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4회뿐이었다. 7이닝 이상 투구는 지난 7월 23일 SSG 랜더스전이 유일하다. 선발등판 때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져 준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다만 득점권 피안타율 0.167, 주자 있을 때 피안타율 0.175로 위기 관리 능력은 좋은 편이다.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2025시즌 28경기 184⅓이닝 13승8패, 평균자책점 2.73의 빼어난 피칭에 선발 평균 6⅓이닝을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라비토만 더 힘을 내준다면 마운드 운영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은 "가라비토의 평균자책점은 2점대다. 조금 의아하면서 믿기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웃은 뒤 "지금 우리 불펜 사정이 힘들다. 외국인 투수가 선발등판 때 최대한 긴 이닝을 던져줘야만 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또 "가라비토가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 위기에서 잘 막아내는 건 분명 장점이지만 (제구 난조로) 위기를 굳이 만들어서 우리가 긴장하게 만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조금 더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여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가라비토는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박진만 감독이 원하는 '이닝 이팅'과 팀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삼성은 4위 수성을 위해 매 경기 1승이 절실한 만큼 가라비토가 한 주의 스타트를 잘 끊어주는 게 중요하다.
가라비토는 올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두산전에서는 강세를 보였다. 2경기 10이닝 2실점(1자책) 1승1패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