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베테랑 우완 노경은이 지난 21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에서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불펜의 '기둥' 노경은의 주말 퍼펙트 피칭이 화제다. 특유의 관록과 타자의 허를 찌른 깜짝 너클볼 구사로 시선을 모았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지난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7-3으로 이겼다.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산과의 리턴매치에서 2-9로 크게 졌으나 4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를 2게임 이상 유지하며 3위를 지키는데 21일 승리가 큰 힘이 됐다.
SSG는 이날 6-2로 앞선 6회초 두산의 거센 저항에 고전했다. 호투하던 선발투수 김광현이 안재석에 안타, 박지훈에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곧바로 제이크 케이브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SSG 벤치는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빠른 투수교체를 취했다. 노경은을 투입, 두산의 공격 흐름을 끊고자 했다. 노경은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노경은은 이어 후속타자 강승호에 내야 땅볼을 유도, 1루 주자 케이브를 2루에서 포스 아웃 처리했다. 이때 케이브가 슬라이딩 과정에서 SSG 2루수 정준재와 신체 접촉이 있었고, 심판진이 수비 방해를 인정했다. 타자 주자 강승호까지 아웃이 선언되면서 이닝이 그대로 종료됐다.
노경은은 7회초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박계범을 유격수 땅볼, 오명진과 김동준을 2루수 땅볼로 솎아 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이닝 완벽투로 홀드를 기록, SSG의 승리를 견인했다.

SSG 랜더스 베테랑 우완 노경은이 지난 21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에서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SSG 랜더스
노경은은 21일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경헌호 투수코치님께서 혹시 주자가 많이 쌓이면 등판할 수 있게 준비하자고 하셔서 몸을 풀고 있었다"며 "편안하게 점수를 줄 건 주고 막을 건 막자고 생각했는데 상대 수비 방해가 나왔다. 김광현의 승계주자를 실점 없이 막아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경은은 이날 완벽투 못지 않게 너클볼 구사도 화제가 됐다. 7회초 1사 후 오명진의 타석 때 노볼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를 105km/h짜리 너클볼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오명진이 순간적으로 당황한 표정이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노경은은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136km/h짜리 포크볼로 파울을 유도한 뒤 4구째 147km/h짜리 직구를 던졌다. 오명진은 타이밍이 늦으면서 내야 땅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은 "타자가 너클볼을 쳐서 빨리 잡는 게 좋은데 대부분 안 치고 지켜본다"라고 웃은 뒤 "점수 차가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연습삼아 던져봤다. 사실 연습투구 때는 너클볼이 스트라이크로 기가 막히게 들어가는데 경기 때는 잘 안 된다"고 농담을 던졌다.
또 "너클볼 이후 147km/h 몸쪽 직구를 던지면 타자들이 타이밍이 늦는다. 눈속임용으로 너클볼을 던지는 것이지 내 너클볼이 엄청 위력적인 건 아니다"라고 몸을 낮췄다.

SSG 랜더스 베테랑 우완 노경은이 지난 21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에서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노경은은 이날 홀드 1개를 더 추가, 시즌 31홀드로 2025시즌 현재 이 부문 1위 LG 트윈스 김진성(32홀드)을 1개 차로 추격했다. 노경은은 팀이 패한 22일엔 등판하지 않았다.
노경은은 지난해 만 40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홀드왕에 오른 적이 있다. 올해 또 한 번 자신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노경은은 "김진성에게 '올해는 네가 홀드왕을 해라'라고 했었다. 그런데 진성이가 30홀드에서 너무 오래 머물면서 내게 희망을 줬다"며 "그런데 나는 홀드왕 경쟁은 그냥 하늘에 맡기려 한다. 홀드왕보다 올해 내가 기록한 (KBO리그 최초) 3년 연속 30홀드가 더 뜻깊다. 이 기록이 내년까지 동기부여가 돼서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천, 김지수 기자 / SSG 랜더스 /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