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노팅엄 포레스트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구단은 10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호주 출신의 포스테코글루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개월 동안 지휘봉을 잡으며 팀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강호로 만든 장본인인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경질 직후 단 13시간 만에 이루어진 조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교체의 배경을 두고 "누누 감독이 공개적으로 구단의 이적 업무 속도를 비판하면서 구단주와의 신뢰가 붕괴됐다"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약 1억 8천만 파운드(약 3385억원)를 썼음에도 선수단이 늦게 합류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웨스트햄전 0-3 패배 이후 관계 회복은 불가능했고, 구단은 즉시 포스테코글루를 대안으로 선택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브리즈번 로어,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셀틱,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를 거치며 25년 이상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그는 호주 A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셀틱에서는 부임 첫해 리그와 컵 대회를 동반 제패한 뒤, 2년 차에 트레블을 달성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어 토트넘에서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구단의 17년 무관을 끝내며 그 지도력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리그에서 17위라는 처참한 기록을 세워 시즌 종료 후 경질당했고, 약 3개월 가량 무직 상태였다.
노팅엄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꾸준히 성과를 입증한 감독을 영입했다. 그는 정상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고, 구단과 함께 특별한 여정을 만들어가려는 열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제 노팅엄은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잔류를 넘어 유럽 무대와 트로피 경쟁에 도전할 시점이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경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며 구단의 비전을 제시했다.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새롭게 발표된 부임 소감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클럽은 풍부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에도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며 "이런 구단을 맡게 된 것은 큰 책임이지만, 동시에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까지 28년 동안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고 도전해왔다. 늘 성공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고, 노팅엄에서도 똑같이 해낼 것이라 믿는다. 이 클럽은 이미 짧은 시간 안에 프리미어리그 정착과 유럽 대항전 복귀를 이뤄냈다. 이제는 더 큰 성과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노팅엄의 유럽대항전 복귀를 두고 "클럽 역사상 특별한 순간"이라고 정의하며 "나는 우승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승리에 가장 가까운 길이기 때문이다"라며 "노팅엄을 단순한 잔류 팀이 아니라 트로피를 겨루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인사와 함께 코칭스태프도 전면 개편됐다. 구단은 마일 예디낙, 닉 몽고메리, 세르히오 하이문도, 롭 버치가 새롭게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예디낙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호주 대표팀 시절부터 인연이 깊으며, 토트넘에서도 함께했다. 몽고메리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350경기 이상을 뛰었고,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 감독 시절 A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이문도는 세네갈, 브라질,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코치 경험을 쌓았으며 토트넘과 매리너스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협업했다. 버치는 토트넘에서 골키퍼 코치로 일했으며 이번에도 동일한 역할을 맡는다.
현재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이번 인사를 두고 "포스테코글루는 노팅엄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며 "공격적이고 다득점을 지향하는 철학은 팬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유럽 정상에 올랐던 노팅엄 구단의 역사와 맞물려, 다시금 황금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임무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누누는 선수단과 강한 유대를 형성했고, 그의 침착함은 마리나키스 체제에서 드물게 찾아볼 수 있었던 안정감을 가져왔다"면서 "포스테코글루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지를 얻어야 하며, 토트넘 시절의 시행착오를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트넘에서 그는 공격 철학을 고수하다가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트로피 갈증을 해소했다. 노팅엄 역시 리그 성적과 유럽 대항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미 노팅엄에 합류, 선수들과 천 훈련 세션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노팅엄 소속 선수들의 첫 훈련 반응을 전했는데, 칼럼 허드슨-오도이는 "첫 훈련부터 강도 높은 세션이었다. 솔직히 힘들었지만 감독이 원하는 바가 명확했다. 경기 일정이 빠르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누누 감독과는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었다. 그가 떠난 것은 아쉽지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돼 기대된다"고 밝혔다.
노팅엄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년 연속 잔류를 노림과 동시에,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 복귀한다.
따라서 이번 선임은 누누 감독의 성과를 이어받으면서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구단의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팬들은 포스테코글루가 토트넘에서 경험한 기쁨과 좌절을 교훈 삼아, 노팅엄을 다시 한번 경쟁력 있는 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노팅엄 포레스트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