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엘링 홀란과 마르틴 외데고르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27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노르웨이가 몰도바를 11-1로 대파하며 월드컵 본선행에 청신호를 켰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공격수 홀란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홀란은 몰도바를 상대로 무려 5골을 폭격하며 조국 노르웨이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스톨레 솔바켄 감독이 지휘하는 노르웨이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울레보 스타디온에서 열린 몰도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6차전 홈 경기에서 11-1로 승리했다.
조별예선 5전 전승을 내달린 노르웨이는 몰도바전 승리로 승점 15점을 마크하며 I조 1위를 유지했다.
FIFA 랭킹 33위의 노르웨이가 154위 몰도바를 상대로 낙승을 거둘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는 했으나, 노르웨이는 기대 이상의 득점력을 과시하며 무려 10점 차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노르웨이의 몰도바전 스코어는 유럽 지역 월드컵 예선 역사상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과 동일하다. 노르웨이에 앞서 1996년 월드컵 예선에서 마케도니아가 리히텐슈타인을 11-1로 이긴 바 있다.
EPL의 강호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며 두 시즌 연속 EPL 득점왕을 차지했던 '괴물 공격수' 홀란이 노르웨이의 대승을 이끌었다. 몰도바전에 선발 출전한 홀란은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일찍이 승기를 가져왔다.
몰도바전 해트트릭은 홀란의 통산 다섯 번째 해트트릭이었으며, 홀란은 이날 활약으로 올해 월드컵 예선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는 전반 6분 펠릭스 미레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미레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어 전반 11분과 36분 몰도바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전반 43분에는 아스널 소속 미드필더 외데고르의 침투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쏴 몰도바의 골네트를 흔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홀란의 폭격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홀란은 후반 7분 깔끔한 헤더로 네 번째 골을 터트렸고, 후반 38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율리안 리에르손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헤더 패스로 두 번째 도움을 올리며 노르웨이의 11번째 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홀란 외에도 텔로 오스가르드(4골)와 외데고르(1골)가 골맛을 봤다.
몰도바전 승리로 노르웨이의 월드컵 본선 진출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200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0) 이후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는 노르웨이의 마지막 월드컵 본선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었다. 27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노르웨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노르웨이가 27년 만의 월드컵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엘링 홀란드가 5골 2도움을 올리며 노르웨이가 몰도바를 대파해 27년 만의 월드컵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갔다"며 노르웨이를 주목했다.
'BBC'는 노르웨이가 현재 유럽 예선에서 조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고 이탈리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조 1위 자리를 걸고 대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는 10일 기준 노르웨이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채 승점 9점으로 2위에 위치해 있다. 조 2위 팀은 플레이오프로 향하기 때문에 노르웨이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려면 현재 순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만약 노르웨이가 I조 선두를 지켜 내년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면 포트3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강팀을 최대한 피하고 싶은 포트1과 포트2 팀들로서는 가장 꺼려하는 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본선 진출 여부와 포트 배정은 한국에도 중요하다. 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내년 월드컵에서 포트2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노르웨이가 포트3을 받을 경우 조 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과 노르웨이가 같은 조에 묶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최악을 가정하면 포트4에 들어갈 공산이 큰 이탈리아까지 한 조에 배정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