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유민 기자)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지난해 KT 위즈와 타이브레이크 이후 선수단 앞에서 눈물을 쏟아낸 사연을 공개했다.
SSG는 9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개시 약 2시간30분 전부터 쏟아진 비로 인해 오후 4시경 우천 취소됐고, 해당 경기는 17일 더블헤더로 재편성됐다.
이날 경기 취소 발표 후 만난 이숭용 감독은 "저희는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9월에 더블헤더를 하면…그 주 주말엔 올라가서 두산 베어스랑 경기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계속 비가 오면 어떡할 건가. 일정 갖고 얘기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일정을 짤 때 좀 여유를 좀 두고 해야 하지 않았나"라고 더블헤더 경기 편성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리그 6~7위를 오가며 본격적인 중위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던 SSG는 8월 경쟁팀들이 주춤한 틈을 타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9월 4경기에서도 모조리 승리를 따내며 5연승 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그러던 와중 SSG에 또 다른 희소식이 전해졌다. SSG 구단은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숭용 감독과의 계약기간 최대 3년, 연봉 4억원, 계약금 3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18억원 규모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9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SSG 지휘봉을 잡았다. 첫해 정규시즌 전적 72승70패2무(승률 0.507)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KT와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크)에서 충격적인 3-4 역전패를 당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 불발에 대한 반감이 컸던 팬들은 구장을 떠나지 않은 채 이숭용 감독을 향해 "나가"라고 소리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 감독은 9일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진짜 굉장히 창피했다. 마지막에 수원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얘기하려 딱 모았는데, 거기서부터 눈물이 막 쏟아졌다. 창피해서 그냥 눈물이 펑펑 그냥 막 흐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가 조금 그랬다. 하나는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왔는데 나 때문에'라는 자책감이었고, 또 하나는 억울함과 분함 이런 것들이 확 오더라"며 "지금도 생각하면서 내 평생 그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우리가 9월에 거의 기적같이 갔는데, 그때 선택 같은 부분 때문에 (감정이)막 올라오더라. 그래서 나름대로 시즌 끝나고 힘든 시간도 있었다. 또 우리 팀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선수들한테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기저기 좀 되돌아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모든 것들이 한두 번은 실수라고 하지만, 그 이후는 실력이 돼버리는 것 아닌가. 프로의 세계가 그런 거란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건 진짜 평생 기억하자, 그랬던 에피소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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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