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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시대③] 윤형빈, 15년 극장 닫고 'K팝'을?…소극장에서 세계로 '출사표' (창간 18th)

기사입력 2025.09.17 07:00



'선택을 받는' 직업인 연예인. 갈수록 '투잡'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연예인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등 각자 분야에서 활약해 이름을 알렸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남지현, 윤형빈, 노유민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습니다. 바레 강사 겸 CEO, 격투기선수에서 극장 운영 사업가, 카페 사장이 된 세 사람, 창간 18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처럼 18년 뒤 이들의 'N잡' 목표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정민경 기자) KBS 20기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현재 '윤소그룹'의 수장이자, 한때 종합격투기 선수로 링 위를 누볐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윤형빈소극장'을 K팝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킨 극장 운영 사업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개그와 격투기, 음악과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커리어를 쌓아온 윤형빈.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N잡러'의 삶을 확장해가는 그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 "개그 공연장에서 K팝의 무대로"…윤형빈, 소극장의 반란

윤형빈이 운영하던 개그 전용 공연장 '윤형빈소극장'은 지난 3월 폐관 후, 잠시 리뉴얼 기간을 거친 뒤 K팝 전문 공연장 'K팝 스테이지'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15년 동안 이끌어온 극장을 과감히 접고 K팝 중심의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공연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공연장을 업그레이드를 했다. 개그 공연을 할 때는 무대가 너무 화려하지 않아도 됐는데, 지금은 LED를 설치하고 무대를 넓히는 등 리뉴얼 과정을 거쳤다. 'K팝 스테이지'를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K팝 위크 인 홍대'라는 이름의 음악 페스티벌을 기획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보통 'K팝 공연'이라 하면 스타디움이나 대형 콘서트홀이 떠오르지만, 그는 소극장이라는 작은 공간에 K팝을 접목시키고자 했다. 이 발상의 시작은 그가 제작한 개그 아이돌 '코쿤(KOKOON)'에서 비롯됐다.

그는 "코쿤이 해외 커리어가 있다. 일본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했다. 일본에는 이런 스타일의 소극장 아이돌들이 있더라. 거기서 눈여겨보면서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코쿤은 일본뿐만 아니라 호주,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페스티벌에도 참여했고, 그 경험은 윤형빈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윤형빈은 "당시 영국 공연장이 300석 정도였다. 그런데 너무 분위기가 좋은 거다. 큰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윤형빈은 소규모 공연장의 매력을 강조하며, 대형 기획사가 아닌 작은 기획사 소속 아이돌들에게도 충분한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대형 기획사 아이돌도 있지만 작은 기획사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는 공연의 기회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 극장은 인원이 적게 들어와도 꽉 찬다. 와서 알차게 공연을 하고 걸맞은 이벤트를 하는 형태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일본의 소규모 아이돌 공연 문화를 언급하며 "일본에는 이런 소규모 K팝 공연장들이 있는데 정작 K팝 본고장인 한국에는 없더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K팝 어디 가서 봐?' '홍대에 있대!'라고 할 수 있도록, 누구나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목표는 보다 구체적이다. 그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를 기반으로 남미나 서구권에도 목표가 있다. 우리는 딱 이런 150석 정도의 소규모 공영장을 각 나라에 세우고자 한다. 왜냐하면 큰 공연장에서 관객이 적으면 공연을 못 한다. 그렇지만 작은 공연장에서 미어터지는 건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작은 공연장에서 회차를 늘리거나 인근 공연장을 대관해 운영하고, 소극장에서 출발한 아티스트가 성장하면 더 큰 무대로 보내주기도 하는 구조. 이것이 윤형빈이 꿈꾸는 소극장 공연 시스템이다.



▲ 밴드·작곡·아이돌 제작까지…'K팝'과 함께한 삶

이러한 K팝 공연장 모델을 구상하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이 크게 작용했다.

윤형빈은 과거 밴드 '오버액션'을 결성해 록 페스티벌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최근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기도 했다.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곡을 쓰는 작곡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사실 작곡가로도 곡을 쓰고 있다. 한국저작권협회에 등록돼있는 회원이다. 제 노래가 CM송으로 쓰이기도 했다"라고 자랑스레 밝혔다. 이어 "개그 아이돌은 내 인생을 녹여낸 친구들이다. 내가 음악을 해왔던 경험들, 또 일본에 가서 일본의 개그나 방송 문화를 배웠던 것들, 그리고 한국에서의 개그 커리어까지 담겨 있다"라고 짚었다.



▲ "채널 걸고 한판 붙자" 은퇴전, 밴쯔와의 격투기 대결

종합격투기 선수로서도 윤형빈은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은퇴전으로 치른 벤쯔와의 대결에서는 '채널 삭제'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과감한 약속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스스로 승리를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사실은 농담 반 진담 반이었는데, 벤쯔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저는 웃기다고 생각했다. 벤쯔는 200만 채널이고 저는 2만 채널인데 삭제 공약을 내걸지 않았나. 웃기려고 던진 말에 벤쯔가 승낙을 했고, 눈덩이 굴러가듯 커지면서 삭제를 안 하면 안 되는 분위기가 됐다. 벤쯔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웃음)"



▲ "나는 N잡러입니다"…윤형빈이 사는 법

윤형빈은 방송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나가고 싶은, 진정한 'N잡러' 연예인을 꿈꾼다.

"방송에 올인하는 타입의 선배도 있는데, 그것도 좋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고 싶다. 곡도 쓰고, 음악도 하고, 격투기도 하고, 사업도 본업도 열심히 하는. 요즘은 그런 경험들이 하나로 모일 때가 있더라. 제가 '복면가왕'이나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것도 격투기가 이슈가 되어 나간 거니까. 본업은 물론 방송이지만, 여러 경험들이 연계가 된다고 생각한다"

18년 뒤 자신의 모습에 대해 그는 "방시혁 의장님이나 이수만 사장님처럼 제가 하고 있는 엔터 업계에서 이름을 날려보고 있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백종원 씨처럼 제 커리어를 갖고 일하다 보면 제 프로그램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최고의 프로그램의 진행자이면서, 최고의 엔터 수장이 되고 싶다. 제가 우스갯소리로 '홍대에는 두 개의 YG가 있다'라고 한다. 하나는 그 YG고, 하나는 우리 윤소그룹인 거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코미디언, 극장 사업가, 종합격투기 선수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여러 직업을 경험해본 그에게도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N잡'이 남아 있을까.

"뭐가 됐든 다 해보고 싶다. 여행 유튜브도 해보고 싶고, 주식 투자자도 해보고 싶다. 늘 꿈꾸는 건, 무인도를 하나 사서 지상낙원으로 만드는 일이다. 꿈을 하나하나 가능한 것부터 현실로 만들어보는 과정도 재미있지 않나. 계속 그냥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해보고 있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분야를 넘나드는 도전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온 대표적인 'N잡러' 윤형빈. 그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해온 엑스포츠뉴스의 창간 18주년을 맞아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전했다.

"18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 동안 아주 많은 볼거리들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엑스포츠뉴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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