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현지 언론이 뽑은 다니엘 레비 전 토트넘 홋스퍼 회장 시절 토트넘이 영입한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손흥민은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저메인 데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토트넘을 대표했던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을 레비 전 회장 체제에서 영입된 최고의 선수로 꼽은 현지 언론은 손흥민을 두고 진정한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레비가 토트넘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1년 레비가 토트넘의 제11대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열린 레비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25년간 최전방에서 구단 운영을 진두지휘했던 레비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회장직을 맡은 인물로 남게 됐다.
당분간 지난 4월 새롭게 선임한 최고경영자(CEO)인 비나이 벤카테샴이 구단 행정을 지휘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벤카테샴은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의 CEO로, 아스널을 최근 몇 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팀으로 만드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레비는 구단을 통해 "토트넘의 경영진을 포함해 구단의 모든 직원들과 함께 세운 업적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이 구단(토트넘)을 세계적인 수준의 팀들과 경쟁하는 빅클럽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뤘다. 나는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부터 모든 선수들과 감독들까지, 수년 동안 축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며 그동안 자신과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또 "수년간 나를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항상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면서 "나는 앞으로도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레비는 보수적인 경영 방식으로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지금과 같은 수준의 클럽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토트넘은 레비 체제에서 안정적인 경영 구조를 구축했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라는 최신식 홈구장을 새로 세웠으며, 여러 재능들을 팀의 간판 스타로 성장시켰다.
특히 현지에서는 손흥민 영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레비는 지난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을 3000만 유로(약 488억원)에 영입했다. 선수 영입을 위해 돈을 쓰는 데 소극적이었던 토트넘이 지출한 것 치고는 금액이 적지 않았지만, 10년 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생각하면 당시 레비의 결단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마친 뒤 토트넘을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이자 프리미어리그의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으로 거듭났고, 결국 토트넘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토트넘 역대 최고 반열에 올랐다.
또한 토트넘은 손흥민을 통해 아시아, 특히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한국의 축구 스타인 손흥민의 인기를 앞세워 유니폼을 팔고,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았고, 세 번의 한국 투어를 추진했다. 이 외에도 토트넘이 손흥민 영입으로 얻은 이득은 셀 수 없이 많다.
영국에서도 손흥민을 토트넘이 레비 체제에서 빚어낸 최고의 결과물이라고 보고 있다.
'팀토크'는 6일 레비 체제에서 영입된 최고의 영입으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언론은 "손흥민이 지난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진정한 토트넘의 전설"이라며 "손흥민이 북런던에서 수많은 땀과 눈물을 쏟아낸 끝에 빌바오에서 17년 만에 구단의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그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또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함께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공격 듀오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위고 요리스가 팀을 떠난 이후에는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찼다. 그는 위대한 선수이자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고, 레비가 남긴 놀라운 영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뒤에는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크리스티안 에릭센, 라파엘 판더바르트, 저메인 데포, 로비 킨, 위고 요리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그리고 델레 알리가 순서대로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에서만 10년간 뛰며 토트넘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남긴 손흥민이 레비 체제 최고의 영입이라는 것은 누구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의 업적은 클럽의 현대사에서 거의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훌륭한 활약을 펼쳤고, 450경기 이상 출전해 170골 이상 기록했다. 그는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뒤 토트넘의 진정한 레전드로 자리매김했고, 위고 요리스가 떠난 이후 2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레비가 그에게 투자한 금액 중 대부분을 10년 후 돌려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은 레비의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