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현기 기자) 삼성 외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는 지난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하며 3실점(3자책점)했다.
0-3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8회 대타 홍현빈과 김태훈, 이성규를 연달아 내세워 사구와 안타, 2타점 적시 2루타를 기록하고 김지찬이 희생타를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가라비토가 패전을 면하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쫓아간 삼성은 구원투수 이승민이 9회초 상대 포수 김건희에 결승 솔로포를 내줘 결국 3-4로 졌다.
3일 경기에선 김건희의 솔로홈런, 키움 선발 하영민의 5⅔이닝 무실점 등이 빛났다. 적재적소에 가라비토를 흔든 키움의 '발야구'도 빼놓을 수 없었다.
키움은 2회 2사에서 김태진이 안타를 때린 뒤 도루까지 성공해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김태진의 경우는 2022년 8월4일 고척 SSG전 이후 1126일 만에 성공시킨 도루였다. 후속타자 어준서가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키움은 2사 뒤 선취점을 뽑았다.
5회엔 1사에서 전태현과 송성문이 연속 안타를 치고는 둘이 더블스틸을 해서 2, 3루를 동시에 밟았다. 후속타자 임지열이 적시타를 치면서 주자 2명이 한꺼번에 밟았다.
키움은 4회 주성원, 5회 임지열까지 성공하는 등 가라비토를 도루로 끊임 없이 공략했다.
하루 뒤인 지난 4일 만난 두 팀 사령탑 모두 가라비토를 얘기했다.
삼성 사령탑인 박진만 감독은 "아쉽다"는 말부터 했다. 한국 특유의 '뛰는 야구'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지난 6월 입단할 때부터 했는데 아직도 대처가 되질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가 구위 이런 것을 떠나서 동양 야구를 처음 접하다보니까 적응이 덜 된 것 같다"며 "빠른 주자가 있으면 주자를 신경쓰면서 투구해야 한다는 말을 여기 왔을 때부터 계속 해왔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어제도 더블 스틸 허용한 뒤 2타점 적시타를 맞았는데 한국 야구 스타일에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라비토를 집요하게 공략한 키움의 사령탑 설종진 감독대행도 준비한 '발야구'였음을 시사했다.
설 대행은 "그 친구(가라비토) 퀵모션이 너무 티가 나니까 거의 (도루를)100% 한다고 본다"며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팀도 그러질 않나. 영상 보면 다 나오니까 분석을 해서 박정음 주루코치가 사인을 잘 내서 된 것 같다"고 했다.
설 대행은 "어지간한 선수들은 스타트만 잘 끊으면 세이프된다고 본다"며 가라비토의 단점이 뚜렷해서 공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5일 키움과의 홈 경기를 포함해 18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잔여 일정 4인 로테이션을 고려하면 가라비토가 3~4경기 선발 등판할 수 있다. 상대팀의 뛰는 야구 막는 것이 삼성과 가라비토에게 숙제로 주어진 셈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키움 히어로즈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