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근한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연이은 부진에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변화구가 손에 긁히지 않는 느낌과 함께 팔 각도도 달라 보인다는 게 김 감독의 시선이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홈런) 7탈삼진 6사사구 5실점으로 부진했다.
롯데는 이달 초 기존 외국인 투수 좌완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벨라스케즈를 잔여 연봉 33만 달러 조건으로 데려왔다. 데이비슨이 22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 3.65로 준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롯데 구단은 더 확실한 1선발급 자원을 원했다. 그러나 영입 후 성적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
벨라스케즈는 13일 한화전 데뷔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패전, 19일 LG전에서도 5이닝 3실점으로 다시 패전을 떠안았다. 그나마 24일 NC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첫 승을 거두며 팀의 12연패를 끊었지만, 투구 내용은 여전히 불안했다.
4일 휴식을 거친 29일 두산전 등판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1회부터 볼넷 2개로 스스로 위기를 만든 그는 2사 1, 2루에서 박준순에게 던진 136km/h 슬라이더가 좌중월 3점 홈런으로 연결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도 실점은 이어졌다. 선두타자 박계범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이유찬의 번트 안타, 정수빈의 우전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벨라스케즈는 3·4회에서 볼넷을 허용하면서도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불안한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5회초 다시 장타가 문제였다. 양의지에게 2루타를 내준 뒤 2사 2루 위기에서 김인태에게 중견수 뒤 3루타를 맞아 5실점째를 기록했다. 결국 벨라스케즈는 6회초 수비 전 마운드를 박진에게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5이닝 6피안타(1홈런) 7탈삼진 6사사구 5실점, 총 106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61개, 볼은 45개로 제구 불안이 도드라졌다. 최고 구속 153km/h를 찍었지만, 전체적인 위력은 떨어졌고 변화구 역시 밋밋했다. 특히 홈런으로 이어진 슬라이더는 한가운데로 몰렸다.
김태형 감독은 30일 두산과의 리턴매치 전 취재진과 만나 "벨라스케즈 투구를 보면 변화구에 손에 안 긁히는 느낌이 든다. 카운트를 잡으러 갈 때나 결정구를 던질 때나 딱 긁혀서 들어가야 하는데 자꾸 빠진다.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갈 수밖에 없었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팔 각도도 영상과는 약간 달라 보이더라. 팔 각도가 지금은 조금 더 낮아 보인다. 또 본인도 150km/h를 던졌는데 상대가 때려서 넘기니까 당황한 느낌이다. 어제도 1회부터 홈런을 맞는 순간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며 "공인구 적응 문제가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른 외국인 투수들도 다 적응하면서 던지는데 유독 본인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사실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