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과연 일본 축구의 전설 나카타 히데토시가 손흥민, 차범근, 그리고 박지성을 넘어 아시아 역대 최고로 꼽힐 만한 선수일까.
나카타가 1990년대에 유럽 무대에 진출해 아시아 축구를 알린 선구자는 맞지만, 전체적인 커리어만 놓고 본다면 한국 축구의 세 레전드를 넘기는 힘들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일부 일본 팬들은 나카타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레전드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 축구콘텐츠 제작소 '매드 풋볼'은 최근 자체적으로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 순위를 선정했다. 1위는 차범근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위는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이자 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3위는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 멤버로 활약했던 박지성이었다.
세 한국 선수의 뒤로는 오랜 기간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저니맨' 혼다 게이스케, 레알 마드리드 출신으로 필리핀 축구 역사를 새로 쓴 파울리노 알칸타라, 그리고 세 번의 월드컵에 출전했던 일본 축구의 아이콘 나카타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야생마' 김주성을 비롯해 알리 다에이, 메흐디 마다비키아, 홍명보 등 현역 시절 자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했던 인물들이 포함됐다. 현역 선수로는 일본의 가가와 신지가 8위, 김민재가 14위, 나가토모 유토가 17위에 랭크되는 영광을 누렸다.
순위를 놓고 보면 꽤나 객관적으로 느껴지지만, 일부 일본 팬들은 '매드풋볼'에서 선정한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 순위를 인정하지 않는 모양이다.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팬들은 일본 축구의 레전드인 나카타가 차범근, 손흥민, 박지성을 넘어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로 뽑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25일 '매드풋볼'이 선정한 순위 결과를 놓고 "한국이나 중국 언론에서 이번 순위가 화제가 됐지만,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며 해당 게시글을 접한 팬들의 반응을 공개했다.
'사커 다이제스트 웹'에 따르면 팬들은 "나카타가 1위로 선정되어야 했다", "나카타가 혼다보다 더 높다" 등 6위로 선정된 나카타가 최소 4위, 나아가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로 뽑히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으로 뛸 당시 AC 페루지아, AS 로마, 파르마, 피오렌티나 등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구단에서 활약했던 나카타는 당대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그는 일본 국가대표로 세 번의 월드컵을 포함해 77경기에 출전, 11골을 터트리며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나카타는 로마 시절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파르마에서는 팀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확실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였다.
그러나 커리어 막바지 큰 부진을 겪었고, 국가대표팀에서의 불운이 겹치면서 29세라는 이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나카타가 아시아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는 맞지만, 전성기가 짧았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수년간 수준 높은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차범근, 손흥민, 박지성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나카타의 이름을 부르짖고 있다.
사진=매드풋볼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