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롯데 김원중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최근 안 좋은 흐름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자신이 만든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팀을 11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원중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팀의 6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등판한 김원중은 선두타자 김현수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주무기 포크볼로 오지환과 박동원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렀다. 10회초 롯데 타선은 LG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선두타자 구본혁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박해민과 대타 박관우, 문성주에게 나란히 안타를 허용하며 단숨에 1사 만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0회말 수비를 마친 롯데 김원중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하필 다음 타자로 이날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려낸 오스틴 딘이 등장했다. 김원중은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집요하게 포크볼로 오스틴의 배트를 유혹했다. 그리고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째 포크볼에 오스틴의 방망이가 헛돌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어진 문보경의 타석에서도 김원중은 비슷한 코스의 포크볼로 초구 헛스윙을 유도했다. 2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문보경이 5구째 바깥쪽 포크볼을 공략한 타구가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이어졌다.
김원중은 2이닝 33구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박진에게 공을 넘겼다.
11회에도 양 팀의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결국 6-6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LG는 여전히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같은 날 한화 이글스가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패하면서, LG와 2위 한화 간의 격차는 오히려 4.5경기로 벌어졌다.
반면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한 롯데는 10연패 탈출의 기회를 다음번으로 넘겨야 했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롯데 김원중이 훈련에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롯데에도 수확은 있었다. 최근 좀처럼 경기가 안 풀리던 마무리 김원중이 지난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오랜만에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김원중은 올해 전반기 36경기에서 3승1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64의 성적을 올리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김원중은 지난 6월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8월 2일 키움전까지 13경기에서 전부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나 최근 등판이었던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2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실점),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1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실점)에서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분위기가 제대로 꺾였다. 김원중이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올린 건 올해 처음이었다.
해당 두 경기는 결국 롯데의 패배 혹은 무승부로 끝났고,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기회는 반대로 10연패의 씨앗이 됐다.

1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말 롯데 김원중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원중은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7-3으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 상황에 등판했다. 김영웅을 상대로 포크볼 중심의 승부를 펼쳤고, 결국 풀카운트에서 던진 8구째 몸쪽 포크볼이 공략당하면서 동점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김원중이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직구도 한번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감독이 (포크볼을 던지라고) 지시를 한 거다. 그냥 선수에게 맡겼어도 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앞선 등판 팀의 발목을 잡았던 포크볼이 이번만큼은 팀을 11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