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초 1사 1루에서 등판,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은 더 이상 '아픈 손가락'이 아니었다. 승부처에서 강속구로 리그 최고의 거포들을 압도하고 팀의 9연패를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 8-8 무승부를 기록했다.
롯데는 전날 삼성에 1-4로 무릎을 꿇으면서 8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열흘 동안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해 팀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이날도 6회까지 1-3으로 끌려가면서 9연패 위기에 몰려 있었다. 7회말 타선 폭발과 삼성 내야진의 실책을 틈타 대거 6점을 뽑아 7-3으로 스코어를 뒤집으면서 8연패 탈출의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롯데의 희망은 8회초 수비에서 절망으로 바뀌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 아웃 카운트 5개를 맡기는 초강수를 뒀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초 1사 1루에서 등판,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영웅에 만루 홈런을 허용, 고개를 숙였다. 9회초 1사 만루에서는 르윈 디아즈에게 역전 1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스코어가 7-8로 뒤집혔다.
롯데는 일단 9회말 1사 후 터진 황성빈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힘겹게 8-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주축 불펜 투수들을 모두 소진했던 탓에 연장 승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롯데는 설상가상으로 11회초 1사 후 박진이 구자욱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출루시키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김태형 감독은 디아즈,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삼성 좌타 거포들을 상대로 윤성빈을 투입했다.
윤성빈은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홈런 포함 3안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던 디아즈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 한숨을 돌렸다.
윤성빈은 1볼에서 2구째 154km/h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디아즈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힘으로 디아즈를 눌러버리면서 소중한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손에 넣었다.
윤성빈은 기세를 몰아 2사 1루에서 김영웅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140km/h짜리 포크볼을 결정구로 구사해 김영웅을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내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초 1사 1루에서 등판,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영웅은 이날 최고구속 156km/h를 찍은 윤성빈의 강속구를 의식한 듯 히팅 타이밍을 빠르게 취했고, 포크볼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롯데는 비록 11회말 1사 1, 2루 끝내기 찬스에서 대타 박찬형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라인 드라이브로 아웃, 2루 주자 황성빈까지 귀루하지 못해 주루사를 당하면서 8연패를 끊지는 못했다.
대신 윤성빈의 자신감 회복은 수확이었다. 윤성빈은 지난 16일 삼성전에서 롯데가 1-3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삼성 구자욱을 상대했지만 솔로 홈런을 맞았다. 154km/h짜리 직구가 구자욱의 몸쪽 깊숙한 곳으로 잘 들어갔지만 직구를 잔뜩 노리고 있던 구자욱의 방망이에 걸렸다.
다행히 윤성빈은 피홈런 후유증이 없었다. 이튿날 더 자신 있게 강속구를 뿌리면서 삼성이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 듀오를 압도했다. 이젠 접전 상황에서도 기용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입증한 등판이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