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안재석이 제대 뒤 선발 복귀전을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안재석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6-5 승리에 이바지했다
KIA 4연승을 저지한 두산은 시즌 47승59패5무로 9위를 유지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오명진(2루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박준순(3루수)~강승호(1루수)~안재석(지명타자)~김민석(좌익수)~이유찬(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했고, 선발 마운드 위엔 투수 잭 로그가 등판했다. 안재석은 지난달 초 군 복무를 마친 뒤 첫 1군 선발 출전에 나섰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안재석 선수는 원래 유격수로 먼저 내보내려고 했는데 야구장 적응이 먼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연습 때 보면 스윙과 타구 질은 좋다. 1군 투수와 만나 어색하지 않게 본인의 스윙을 다 해주면 좋겠다. 잘했으면 하고, 수비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기대했다.
두산은 1회초 선취점을 내줬지만, 1회말 박준순의 희생 뜬공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4회초 KIA에 3점을 내주며 1-4로 뒤처졌다. 하지만, 두산은 4회말 양의지·박준순의 연속 안타와 상대 폭투 득점으로 쫓아간 뒤 안재석의 1타점 2루타, 김민석의 1타점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7회초 폭투 실점으로 역전당했지만, 두산은 9회말 2사 2루에서 KIA 포수 한준수의 3루 악송구로 정수빈이 홈을 밟아 5-5로 따라붙어 연장전 승부를 이끌었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재석이 김건국의 140km/h 스플리터를 그대로 통타해 비거리 120m 우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는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자, 2023년 4월 22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846일 만의 홈런이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안재석은 "믿기지 않는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어서 끝내기 홈런은 상상도 못 했다. 어떻게든 살아 나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타석에서 카운트 싸움이 불리하게 흘러 타이밍을 앞으로 옮겼고, 직전 타구 감이 좋아 과감하게 스윙했다.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데뷔 첫 끝내기 홈런 소감을 밝혔다.
안재석은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 기간을 보냈다. 지난 7월 초 제대한 안재석은 15kg을 증량하고 돌아와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안재석은 "군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나름 벌크업이라고 할 만큼 체중과 근육량을 늘렸고, 방망이와 타구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게 데이터로도 보인다"고 만족했다.
이어 벌크업 과정에 대해 안재석은 "군대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 있어 함께 운동했다. 장타 욕심이 있어서 주 4~5회 웨이트를 소화했고, 식단도 철저히 지켰다. 끼니마다 닭가슴살 한두 개를 먹고, 중간중간 프로틴과 밥을 챙겨 먹었다. 즉석밥과 닭가슴살을 미리 쟁여놓고 먹는 게 쉽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군 생활은 단순한 체격 향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도 가져왔다. 안재석은 "군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사람 대하는 법을 배웠다. 단체 생활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고,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를 더 조심하게 됐다"며 "야구를 잠시 내려놓고 지내면서 오히려 변환점이 됐다. 돌아와서 후회는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우상이었던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안재석은 "김재호 선배님이 은퇴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는 정말 아쉬웠다. 복귀했을 때 선배님이 계셨다면 마음이 훨씬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팀 분위기도 변했고 나도 나이를 먹었다. 이제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마지막으로 안재석은 "이제는 도망갈 곳이 없다.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야구를 하겠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