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025시즌 개막 후 최대 고비를 맞았다.
'캡틴' 전준우의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타선의 응집력과 화력이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롯데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4-5로 졌다. 6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안방 사직으로 돌아가게 됐다.
롯데는 4-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선두타자 루이스 리베라토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 승리 직전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원중이 10회까지 멀티 이닝 등판 투혼을 발휘, 승부를 11회까지 끌고 갔지만 불펜 추격조의 난조 속에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2025시즌 58승51패3무를 기록, 2위 한화 이글스(64승42패3무)와 격차가 7.5경기까지 벌어졌다. 4위 SSG 랜더스(54승50패4무)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34승74패4무)에 덜미를 잡히면서 1.5경기 차가 유지된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롯데는 7월까지 4위 SSG, 5위 KT 위즈에 5경기 차 앞선 3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 LG 트윈스를 3경기 차로 쫓으면서 최소 3위 수성, 최대 2위 도약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롯데는 8월 이후 3승8패로 순식간에 승패마진 '-5'를 기록했다. '안정권'으로 여겨졌던 3위 지키기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위기에 몰렸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주장 전준우가 지난 6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준우가 빠진 이후 치른 7경기에서 1승6패로 주춤했다.
롯데 타선은 전준우 말소 이후 팀 타율 0.207로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전준우는 2025시즌 104경기 타율 0.288(375타수 108안타) 7홈런 64타점 OPS 0.783으로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다. 롯데가 전반기 주축 야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여파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전준우의 존재감이 컸다.
전준우가 후반기 16경기에서 타율 0.250(48타수 12안타) 8타점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클러치 상황에서는 달랐다. 득점권 타율 0.375(16타수 6안타), OPS 0.950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전준우는 특히 지난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롯데가 1-2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로 출전, 극적인 동점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롯데는 전준우의 활약 속에 역전승을 쟁취, 기분 좋게 8월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전준우가 빠진 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최근 7경기 17득점에 그치면서 게임을 쉽게 풀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득점권 팀 타율도 0.237(59타수 14안타)로 좋지 못하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의 1군 엔트리 말소 직후 '리더십 공백'을 다른 주전 선수들이 메워주기를 바랐다. 연차, 나이와 상관없이 매일 게임에 나서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롯데는 전준우 없이 8월 순위 싸움을 버텨내야 한다. 사령탑이 젊은 주전들에게 기대했던 퍼포먼스가 발휘돼야만 2017시즌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 도전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