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신태용 감독이 1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최근 공식전 11경기 연속 무승(3무8패)에 그치며 위기를 맞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HD가 신 감독을 소방수로 낙점했다. 시즌 중 울산 사령탑에 부임하게 된 신 감독은 울산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면서 울산의 명가 재건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은 5일 제13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구단을 통해 "처음 울산의 제안을 받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담도 됐다"면서도 "울산은 과거부터 K리그 내에서도 강호로 꼽히는 팀이었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내가 가진 역량을 모두 쏟아 명가를 재건하겠다"며 울산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판곤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 해지를 발표하고 4일 만에 새 감독을 선임한 울산이다.
최근 K리그1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팀 재정비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K리그, 인도네시아 등 각국 대표팀과 클럽에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신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레전드다. 현역 시절 성남 일화(현 성남FC) 원클럽맨으로 통산(리그컵 포함) 405경기에 출전해 102골 69도움을 기록, 2003년 K리그 최초 60골 60도움 고지에 올랐다. 성남에서 여섯 차례 K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2023년 한국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 제1회 헌액 대상자 부문에서 3세대 대표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은퇴 후 신 감독은 2009년 성남에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며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첫 시즌 K리그와 FA컵(코리아컵 전신)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정식 감독을 맡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011년 FA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은 신태용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한국에서 개최됐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감독을 지냈다. U-20 월드컵에서는 대회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참가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월드컵 우승 후보였던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9년 12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의 16강 진출을 이끌며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를 썼고,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겸직하며 파리올림픽 예선전을 겸해 열린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제압하고 4강 신화를 이루는 등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으며 한국 지도자들의 역량과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와 결별한 신 감독은 지난 4월 성남FC 비상근 단장 임무를 수행하며 성남의 재건을 위해 힘을 보탰고, 대한축구협회의 부회장 활동도 병행했다. 이런 가운데 신 감독은 울산의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위기를 극복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의 임무는 무승의 늪에 빠진 울산을 건져내고, 나아가 울산을 다시 우승 경쟁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울산은 리그와 전패로 탈락한 FIFA 클럽월드컵, 코리아컵을 포함해 최근 공식전 11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순위는 어느새 7위까지 떨어졌고, 리그 선두이자 현대가 라이벌인 전북 현대와의 승점 차는 23점까지 벌어진 상태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까지 9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갈 길이 바쁘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울산은 2015시즌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B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광주FC와의 승점 차가 1점이고, 5위 포항 스틸러스나 4위 FC서울과의 승점 차이가 대단히 크지 않다는 점은 울산으로서 다행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울산HD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