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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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잇못' 홍원기 감독, 송성문 눈물에 울컥…"팀 전체의 마음을 대변했다" [고척 현장]

기사입력 2025.06.02 10:17 / 기사수정 2025.06.02 10:17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TV 중계로 송성문의 우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울컥하더라"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5월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고척 스카이돔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길고 길었던 10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키움의 10연패 탈출 과정은 험난했다. 1회말 베테랑 최주환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잡고,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7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발목을 잡았다.  

로젠버그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임종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40km/h짜리 직구에 임종성이 스윙을 멈추려다 배트 헤드가 완전히 돌아갔지만 최수원 1루심이 이를 놓쳤다. 

홍원기 감독은 오심에 격하게 항의했지만 KBO리그 규정상 체크 스윙 여부는 비디오 판독도, 4심 합의 대상도 아니었다. 홍원기 감독은 퇴장 명령을 받아 남은 이닝 게임 운영을 하지 못했다. 



키움 선수들은 사령탑의 퇴장 이후 하나로 똘똘 뭉쳤다. 1-0 한 점 차 짜릿한 승리와 함께 홈 팬들 앞에서 10연패를 끊어냈다. 캡틴 송성문은 게임 종료 후 TV 중계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사과하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홍원기 감독도 송성문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지난 1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송성문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취재진과 인터뷰 때 신중하면서도 막힘 없는 답변을 보여주는 홍원기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고개를 숙이고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5월 31일 게임을 끝난 뒤 감독실에서 코칭스태프와 경기 리뷰 회의를 진행했다"며 "마침 TV 중계로 송성문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솔직히 나도 울컥했다"라고 돌아봤다.

또 "송성문이 우리 선수들 전체의 마음을 대변한 것 같다. (눈물을 흘린)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송성문도 팀 연패가 길어지면서 힘들었을 텐데 내색하는 모습이 없었다. 송성문의 눈물은 우리 선수들 모두의 마음이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키움은 2023, 2024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이정후,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안우진의 군입대 등으로 전력 출혈이 컸던 가운데 투타 핵심 유망주들의 성장까지 더뎠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 농사까지 실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초반부터 추락을 거듭했다.

키움은 다만 마냥 무기력하게 상대팀에 승리를 헌납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7회까지 리드한 게임에서는 12경기를 모두 이겼다. 문제는 역전패만 19차례를 기록할 정도로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홍원기 감독은 "이전에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연패가 길어졌다"며 "전날(5월 31일) 경기 승리가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도 많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경험이다"라고 돌아봤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 6월 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사진 김한준 기자


키움은 일단 지난 1일 두산을 1-0으로 꺾고 2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팀 역사상 최초로 2경기 연속 1-0 승리를 수확했다. 살얼음판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고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린 건 분명 의미가 적지 않다.

키움은 당분간 탈꼴찌를 노리기는 어렵다. 2025 시즌 16승 1무 44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9위 두산(23승 32패 3무)와는 9.5경기, 8위 NC 다이노스(24승 27패 3무)와는 12.5경기 차다. 

하지만 키움이 현재 승률 0.267에 머무르는 건 KBO리그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5강 다툼은 어렵지만 아직 페넌트레이스는 83경기나 남아 있다. 영웅군단 팬들을 위해서라도 저력, 투지를 발휘해 줘야 한다.

사진=고척,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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