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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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전준우, 서로 오해 쌓였다…사구 후 인사만 했다면"→강민호가 밝힌 '벤치클리어링' 전말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5.05.30 06:30 / 기사수정 2025.05.30 06:43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9-3으로 승리한 뒤 이날 경기 도중 발생한 벤치클리어링에 관해 설명했다.

삼성이 0-2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 선발 최원태가 롯데 전준우와 대결했다. 볼카운트 1-1서 3구째로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전준우의 왼쪽 팔꿈치 보호대 부근을 맞히고 말았다. 전준우가 손가락 두 개를 펼친 뒤 "두 번째야"라고 말하자 최원태는 억울하다는 듯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전준우는 헛웃음을 지으며 최원태에게 달려 나가려 했고, 강민호가 전준우를 껴안아 제지했다. 최원태도 천천히 전준우 쪽으로 걸어왔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했다. 강민호는 계속해서 전준우를 안은 채 다독였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상황이 종료되는 듯했다. 그런데 최원태가 할 말이 있는 듯 전준우에게 다가갔고, 두 선수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양 팀 선수들도 재차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강민호는 최원태에게 가 이야기를 나눴다.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되던 시점, 삼성 주장 구자욱이 최원태를 1루 쪽으로 보냈다. 전준우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최원태는 모자를 벗고 전준우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못다 한 말을 전했다. 두 선수는 잠시 대화한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최원태와 전준우는 지난 17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감정적으로 충돌한 바 있다. 당시 전준우가 최원태의 패스트볼에 왼쪽 어깨를 맞은 뒤 분노를 표현했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전준우를 향해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더 큰 상황으로 번지진 않았다. 

삼성과 롯데는 지난 18일 맞대결서도 벤치클리어링을 치렀다.

당시 삼성 선발 이승현(좌완)이 롯데 장두성에게 패스트볼 헤드샷을 던져 규정에 따라 퇴장당했다. 이승현은 모자를 벗고 거듭 장두성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등판한 양창섭이 전민재에게 3점 홈런을 맞은 뒤 후속 윤동희에게 초구부터 머리 쪽으로 향하는 패스트볼을 던지자 김태형 롯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11일 만에 다시 양 팀 선수단이 날을 세웠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서로 오해가 쌓인 부분이 있는 듯하다. 전준우 선수가 지난 (17일) 경기 때 최원태 선수의 공에 맞았는데 그때 최원태 선수의 제스처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고참의 위치에 있지 않나. 이번에도 전준우 선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뒤 최원태 선수가 인사만 했으면 됐을 텐데 본인도 '공이 빠진 것인데 나한테 왜 그러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원태는 5이닝 동안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 난조를 보였다. 전준우를 맞힌 공도 고의였을 리는 없다. 그래서인지 최원태는 계속해서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민호는 "한국 야구엔 선후배 간 문화 같은 것이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최원태 선수가 조금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며 "전준우 선수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이번엔 최원태 선수가 잘못했다고 본다. 벤치로 들어와 주장 구자욱과 내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강민호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전준우를 말린 덕에 벤치클리어링을 무사히 진화할 수 있었다. 

그는 "롯데 선수들도 다 아는 친구들이고 같이 야구했던 후배들이다. 내가 앞에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또한 야구장에 어린 팬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그 팬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프로야구가 흥행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듯해 더 열심히 말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호는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해 2017년까지 몸담은 바 있다.

이어 강민호는 "팀에 흥분한 선수가 몇 명 있었는데 내가 다 찾아가 '그러지 마라. 너희 마음도 이해한다. 내가 이야기할게'라고 했다. 조금만 진정하라고 다독였다"고 덧붙였다.

벤치클리어링 후 삼성은 5회말 4득점, 6회말 3득점을 뽑아내는 등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차지했다. 4연승을 달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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