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봐야죠."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투수 윤성빈의 이름이 나오자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한 윤성빈은 그간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강속구를 갖췄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해결되지 않아서였다. 2018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21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2군 퓨처스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경기력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지난 20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당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294일 만의 1군 경기 출전이었다. 그러나 윤성빈은 1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고전했다.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고 조기에 강판당했다. 이튿날인 21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윤성빈은 퓨처스리그에 출전 중이다. 지난 24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선 맹활약을 펼쳤다.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뽐냈다. 총 투구 수는 47개(스트라이크 32개)였다. 패스트볼(39개)과 슬라이더(7개), 포크볼(1개)을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무려 159km/h에 달했고, 평균 구속도 152km/h로 좋았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튿날인 29일 대구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던지고 있지만 1군에 와서도 제구력이 돼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이 됐을 때 또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다"며 "내가 중간계투진으로 한번 던져보라고 했다. 주자가 있을 때, 중요한 상황에 등판했을 때 어떤지 보고 괜찮으면 다시 1군에 한 번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성빈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전한 이야기가 있을까. 김 감독은 "없다. 내가 말한다고 다 되겠나. 자기가 알아서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퀵모션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지금은 그런 게 안 되고 있다"며 "그냥 공을 던지고, 제구만 된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주자가 나갔을 때 공을 몇 초 안에 던져야 하는지 등 여러 면에서 완벽히 준비가 돼야 올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150km/h대 공을 던져 좋다'가 아니다. 번트 타구 수비 능력, 주자 견제 능력 등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봐야 한다. 1군에서는 어느 하나라도 안 되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다 강판당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간혹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에게는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요구하거나, 아예 분위기를 바꿔 변화구를 던지게끔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 감독은 "정해진 답은 없다. 패스트볼이 너무 안 좋으면 변화구 사인도 한번 내볼 순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무조건 투수 본인이 잘 던져야 한다"며 "패스트볼 제구가 안 될 때 바로 구종을 바꿔 다시 릴리스포인트를 찾게 하는 게 쉽지 않다. 차라리 그전에 던진 공을 다음에도 다시 던지게끔 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할 때 벤치에서 '그냥 가운데 보고 던져', '포수 미트 가운데에 대고 있어' 등의 주문이 들어가는 투수라면, 그 선수는 1군에서 경기를 운영하기 어렵다. 결국 그런 여러 부분을 2군에서 준비해 와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그래도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잘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확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뒤에 따라와야 하는 게 만만치 않지만 말이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윤성빈이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사진=롯데 자이언츠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