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강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자들과 만나고 개인 계정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삭제한 이유가 있었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강인이 PSG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팀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최고의 축구 전문 매체 중 하나인 렐레보 소속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27일(한국시간) "PSG와 이강인의 재계약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이강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여러 구단이 이강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PSG와 구체적인 합의를 본 팀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모레토는 이달 초 이강인과 직접 만나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다. 지난 8일 PSG와 아스널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끝난 후 세계적인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와 모레토가 이강인과 인증샷을 찍으면서 이강인의 이적설이 더욱 불타올랐다.
모레토에 따르면 현재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는 팀으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를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구단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구체적인 팀명이 언급된 것은 나폴리 하나뿐이다. 최근 나폴리와의 연결이 잦아진 가운데, 추후 행선지로서 유력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PSG는 올 시즌 프랑스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를 석권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트레블 가능성까지 남겨두고 있다. 순항하고 있는 PSG와 달리 이강인의 입지는 눈에 띄게 좁아졌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임 속에 미드필더와 윙어를 오가며 로테이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겨울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우스만 뎀벨레의 입지 강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합류, A매치와 부상 여파로 인해 출전 기회를 잃었다. 팀 내 위상도 급격히 하락했다.
결국 PSG는 이강인을 향한 외부의 관심을 받아들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PSG 소식을 전하는 파리서포터스는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5000만 유로(약 778억원)로 책정하고 매각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강인도 최근 자신의 SNS 계정 프로필에서 PSG와 관련된 문구를 모두 삭제해 이적설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이강인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는 단연 나폴리다. 이탈리아 매체 나폴리스타는 튀르키예 출신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의 보도를 인용해 "이강인은 나폴리를 포함해 AC밀란, 유벤투스 등 여러 이탈리아 명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강인을 영입하려면 4000만~5000만 유로의 이적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칼치오나폴리24는 "PSG와 이강인은 이미 재계약을 중단한 상태며, 나폴리는 이강인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세리에A 챔피언에 오른 나폴리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나폴리 전문 매체 나폴리칼치오뉴스는 "이강인은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자원이며, 퀄리티와 시야, 슈팅 능력을 모두 갖췄다"며 "이강인 역시 새로운 환경을 원하고 있고, PSG와 나폴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기 때문에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나우는 "이강인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설득하는 선물이 될 수 있다. 나폴리가 리그 우승을 이끈 콘테 감독과 곧바로 작별한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면서 이강인이 콘테를 설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 2023년 여름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하며 화제를 모았다. 다만 2시즌 동안 PSG 주전을 차지할 만한 능력을 입증해내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공식전 45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로테이션 자원에 그쳤다. 후반기에는 점차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결국 방출 후보로 분류됐다.
이강인의 PSG 생활이 2년 만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나폴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럽 무대에서 새 출발을 모색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관심을 보이던 것으로 알려졌고, 라리가에서는 세계적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거론된 바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을 마요르카 시절부터 노렸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PSG에서 자주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이강인의 재능을 알아보는 팀이 많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