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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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만루 역전포' 이끈 전력 질주→깔끔 멀티 수비…'천재 유격수'도 깜짝 놀랐다 "내가 과소평가, 완전 달라졌어"

기사입력 2025.05.23 13:44 / 기사수정 2025.05.23 13:44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이 '천재 유격수' 진짜 후계자로 거듭날까. 시즌 도중 갑작스러운 유격수 수비 전환에도 오명진은 공·수에서 흔들림 없이 오히려 더 안정적인 플레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산 유격수 터줏대감이었던 김재호 SPOTV 해설위원도 오명진의 달라진 유격수 수비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명진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6-5 승리에 이바지했다. 

두산은 앞선 주중 2경기에서 모두 패해 5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였다. 거기에 22일 선발 매치업도 신인 홍민규와 베테랑 김광현으로 밀렸다. 

우려대로 두산은 경기 초반 연이은 실점으로 0-4까지 끌려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오명진이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 말 타석에서 이날 첫 안타를 만든 오명진은 7회 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좌중간 적시타로 추격 득점을 이끌었다. 

두산은 8회 말 1사 뒤 양석환의 2루타와 김재환, 김기연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이어 오명진이 2루수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땅볼 타구를 날린 뒤 1루로 전력 질주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판정을 받으면서 추격 득점과 함께 만루 기회가 계속 이어졌다. 

후속타자 박계범이 헛스윙 삼진을 당한 가운데 임종성이 2사 만루 기회에서 김민의 4구째 149km/h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10m짜리 우월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결과적으로 오명진의 전력 질주 세이프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장면이 됐다. 두산은 9회 초 마무리 투수 김택연을 올렸다. 김택연이 한 점을 내줬지만, 두산은 한 점 차 승리를 지키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3안타 맹타와 함께 8회 말 전력 질주로 임종성 역전 만루 홈런의 발판을 마련한 오명진이 빛난 하루였다. 최근 5경기에서 모두 멀티 출루 경기를 이어온 오명진은 올 시즌 타율 0.292(113타수 33안타)까지 성적을 끌어 올렸다. 

게다가 강승호의 2루수 수비 복귀로 오명진의 유격수 수비 전환이 이뤄졌지만, 큰 문제 없이 멀티 내야 수비 능력을 뽐내고 있다. 오명진은 22일 경기에서도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면서 팀이 원하는 수비 포지션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오명진 선수가 시작은 2루수로 했는데 3루수를 거쳐 유격수 수비까지 너무 훌륭하게 잘 메우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불안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런 게 없다. 부상 없이 이런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실력으로는 무조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선수"라고 바라봤다.

이어 이 감독은 "모든 포지션에서 수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흔치 않다. 지난해 이유찬이 맡았던 역할을 올해 오명진이 잘 소화하고 있다. 팀에 없어선 안 될 소금 같은 역할"이라고 거듭 칭찬했다.

지난해 현역 생활을 마친 김재호 위원도 자신이 뛰었던 유격수 자리를 꿰찮 오명진의 플레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이 지난해 현역 시절 팀 내에서 유격수 수비 실력을 가장 높게 평가한 선수는 전민재였다. 하지만, 전민재가 지난해 가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결국, 김재호 후계자를 두고 다시 고민을 이어간 두산은 오명진의 유격수 기용까지 이어졌다.

김 위원은 "솔직히 올 시즌 초반 오명진 선수의 수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와 함께 있을 때는 실전 수비에서 타구가 올 때 발이 굳어버리는 증상이 있었는데 올해 그런 부분이 정말 좋아졌다. 어깨가 좋은 데다 그런 부분이 해결되니까 확실히 여러 포지션에서도 수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과소평가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유격수 수비에서 조금 더 발전할 여지도 분명히 있다. 김 위원은 "전반적으로 좋아졌는데 유격수 수비만 본다면 스텝이 더 발전하면 좋겠다. 모든 바운드에 대해 투 스텝 송구가 주로 이뤄지는데 오른발 중심을 더 가져가서 원 스텝 송구로 던질 수 있는 밸런스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아직 나이가 젊으니까 괜찮다. 좌·우 큰 폭의 수비보다는 앞으로 오는 공을 안정감 있게 처리하는 게 더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은 "오명진 선수는 타격이 잘 풀리면 수비도 잘 풀리는 스타일이다. 그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지만, 반대로 타격이 안 되면 수비도 안 풀릴 가능성이 크다. 유격수 수비로 계속 나간다면 수비로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할 만한 선수니까 타격 결과에 너무 마음이 휘둘리지 말았으면 좋겠단 조언을 건네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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