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노 메달'이라는 아마추어 수준의 실수를 저지른 유럽축구연맹(UEFA)이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에 사과했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한국시간) "UEFA가 트로피 시상식 메달 부족 사태에 토트넘 선수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UEFA의 사과가 나온 건 이날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서 토트넘이 승리한 후 우승 메달 수량 부족으로 일부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던 탓이다.
매체에 따르면 UEFA는 토트넘 선수들이 우승 메달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이날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서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1-0 승리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후 트로피를 얻지 못했던 토트넘은 마침내 길고 길었던 무관의 한을 17년 만에 끝내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유럽대항전에서는 1971-1972, 1983-1984시즌(이상 UEFA컵)에 이어 세 번째다.
손흥민에게도 기억에 길이 남을 날이 됐다. 지난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020-2021시즌 리그컵에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손흥민은 세 번째 도전 만에 꿈을 이뤘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공식적으로 목에 걸지 못했다. UEFA가 토트넘 선수단 인원보다 적은 메달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렉산더 체페린 UEFA 회장은 메달 부족 사태에 큰 당혹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페린 회장과 마지막으로 악수를 나눴던 크리스티안 로메로, 손흥민,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메달을 받지 못하고 빈 손으로 남았다.
부상 당한 제임스 매디슨, 티모 베르너, 목발까지 짚고 있던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식에 참여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심지어 이날 심판진 6명도 메달을 수여 받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비판이 일었다.
UEFA는 성명을 통해 "매우 유감스럽게도 예상치 못한 선수 수의 불일치로 인해 트로피 시상식 무대에 충분한 메달이 준비되지 못했다. 부상 선수를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선수가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설명헀다.
손흥민은 라커룸에 돌아가서야 메달을 받았다. UEFA는 "누락된 메달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즉시 전달됐다. 이러한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UEFA는 당초 토트넘과 맨유 측에 구단당 30개의 메달만 수여될 것이라고 안내했으나 토트넘이 부상자까지 전부 데려오면서 메달 수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UEFA는 시상식 후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전달될 20개의 메달이 추가로 수여됐다고 덧붙였다.
UEFA의 사과로 마무리됐지만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아마추어 수준의 실수였다. UEFA는 트로피 시상식에서 엉터리 같은 일처리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미국 폭스스포츠에서도 "메달을 따기에 가장 합당한 토트넘 선수는 주장 손흥민이었다. 그의 기다림은 이제 끝났다. 하지만 경기 후 메달을 받기 위해 줄 서 있을 때 어색한 순간이 있었다. 충분한 메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UEFA의 실수를 조명했다.
팬들 또한 "손흥민과 로메로가 메달을 받지 못한 건 UEFA의 실수 때문", "손흥민이 메달을 얻지 못한 건 UEFA의 입장에선 매우 무의미한 일이다. 쓸모 없는 일", "우승한 팀 주장에게 메달을 주지 않은 건 UEFA 입장에서 정말 창피한 일", "왜 메달을 받지 못했는가? UEFA는 엉망진창이다", "완전히 아마추어적인 짓"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메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허리춤에 태극기를 두르고 우승컵을 번쩍 들며 포효했다. 이후 라커룸에서 우승 메달을 받으며 영국 런던 복귀 후 우승 퍼레이드 때는 정상적으로 메달을 가지고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