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기쁨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차지했다. UEFA 대항전 기준으로는 무려 40년 만의 우승이다.
손흥민에게는 토트넘 입단 10년 만에 처음으로 거머쥔 트로피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번째 팀 타이틀이다.
비록 결승전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고, 트로피 시상식에서는 마치 자신의 커리어 전체 마지막을 장싱하듯 감격의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라며, "축하를 마음껏 즐기고 내일 비행기를 놓치더라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진행자인 전 맨유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가 26일 예정된 브라이턴과의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 대해 묻자 손흥민은 "그 경기는 그냥 취소하면 안 되겠느냐?"고 농담 섞인 제안을 던졌고, 이내 "장난이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올 시즌 내내 팀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졌던 주장으로서, 우승 직후 느끼는 해방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엿보게 하는 유머 섞인 대답이었다.
손흥민은 이어 "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나 자신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칭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7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해냈다. 오늘은 나도 클럽의 일부 역사 속에 남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도 심리적 부담이 상당했다고 고백한 그는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밤 결승전을 꿈꿨다. 이 경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결국 오늘 현실이 되었고, 이제는 정말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비록 리그에서는 많은 패배를 겪었지만, 선수들 모두가 서로를 믿고 끝까지 함께했다"고 팀워크를 강조했다.
실제로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팀 동료들과 우승의 순간을 만끽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선발 출전해 손흥민과 교체되기 직전까지 활약한 히샬리송이 우승 세리머니 이후 라커룸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동료들과 함께 축하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는데, 손흥민 또한 포착된 것이다.
영상 속 손흥민은 황금빛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두 팔로 안고 환호하고 있으며, 그의 옆에는 토트넘의 베테랑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금메달을 목에 건 채 함께 자리해 있다.
이후, 손흥민은 자신의 우상으로 알려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특유의 골 세리머니로 잘 알려진 "호우(Siu)"를 외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이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 속 손흥민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10년 동안 기다려온 첫 우승을 통해 그동안의 절실함과 해방의 순간을 맞이한 손흥민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