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명동예술극장, 정민경 기자) '헤다 가블러' 이혜영이 갑작스러운 배역 교체 및 개막 연기 당시 심경을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연극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정희 연출과 배우 이혜영이 참석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13년 만에 다시 오르는 '헤다 가블러'에는 이혜영, 홍선우, 고수희, 송인성, 김명기, 김은우, 박은호가 출연한다. 박정희 연출은 '헤다 가블러'로 국립극단 예술감독 부임 후 첫 데뷔작을 선보인다.
앞서 '헤다 가블러'는 당초 5월 8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드레스 리허설 당시 배우 윤상화의 갑작스러운 건강상 문제로 개막이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바. 해당 배역은 홍선우 배우로 교체됐다.
이와 관련 박 연출은 "사실 홍선우 배우에게 S.O.S를 쳤다. 정말 간곡하게 부탁했다"며 "일주일 연습해서 합류하는 건데, 놀라울 정도로 대사를 이틀 만에 다 외우더라. 인간의 잠재력도 놀랍고, 배우들의 집중력과 잠재력에 정말 놀랐다. 배우는 위대한 사람이란 것을 또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혜영은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는데, 공연 전날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우리 모두 절망했다. (윤상화는) 아주 특별히 아름다운 배우였다. 그때 저는 너무 충격이 컸고 전의를 상실한 패잔병들 같았다"고 울먹이며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지난 일주일간 고통과 죄의식으로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기적이라는 생각이다. 윤상화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음에도 바로 새로운 배우를 찾아야 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정말 힘들었다. 공연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어쨌든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정희 연출은 "'헤다 가블러'는 여성, 남성, 젠더를 초월한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본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그걸 위해 자기를 파괴하고 창조할 수 있는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헤다를 보고 있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해석을 전했다.
특히 극장을 찾는 젊은 관객이 늘어난 상황과 관련해 이혜영은 "20~30대 관객들이 극장에 오는데, 연극이 계속 젊어질 수밖에 없고, 연극을 계속 보게 하는 철학 같은 것들을 보여드려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며 책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혜영이 연기하는 '헤다 가블러'는 지난 5월 16일 개막해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국립극단
정민경 기자 sbeu300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