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짠돌이' 기질에 후벵 아모림 감독에게 영향을 미쳤다.
감독도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데, 수억원 돈을 쓰게 생겼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4일(한국시간) 아모림 감독이 맨유 스태프 멤버들과 그의 가족들이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참관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아모림이 30명의 맨유 스태프와 그들의 가족들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참석하도록 비용을 지불했다. 코치진, 피지오 테라피스트, 그리고 지원팀이 빌바오행을 원할 경우, 자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들었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오는 22일 오전 4시 빌바오에 있는 산마메스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에게 시즌 농사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다. 두 팀 모두 프리미어리그 16위, 17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 두 팀이 결승에 올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두고 단두대 매치를 벌이게 됐다.
매체는 "맨유 수뇌부는 200여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한 수많은 인기 없는 비용 절감 정책을 펼치고 있고 결승전까지 무료로 이동하는 대신 직원들이 빌바오 티켓 두 장을 구매하도록 했다. 이는 서포터들이 산마메스에서 열리는 1만 5000장의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각각 두 장의 티켓만 배정받았고 가족과 친구들은 여행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고 전했다.
이어 "아모림이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사비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임금이 적은 스태프들을 비롯한 지원팀이 해당하며 아모림은 6개월간 구단이 어려운 시기에 보여준 지원팀의 헌신과 노력에 보답하고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에서의 행동으로 이렇게 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매체는 "아모림은 모든 스태프 멤버들이 2명의 친구나 가족들도 데려올 수 있도록 비용을 데려고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원팀의 가족들도 챙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구단 운영권을 쥔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그룹 회장은 맨유 구단의 방만한 경영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 정책을 펼쳐왔다.
맨유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최대 450명의 인원 감축을 선언하고 무료 점심 식사 폐지 및 원정 비용 보조 등을 철회했다. 올해부터 맨유 선수단은 영국 내 전세기 대신 기차 탑승 등 원정 이동에서도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인원 감축에도 대략 860만파운드(약 155억원)의 비용이 들었고 올 시즌 1사분기에 포함됐다. 다음 인원 감축에도 비슷한 수준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맨유는 지난 2월 "맨유가 구단의 재정 지속가능성 개선과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로 구조조정을 한다. 이러한 혁신 계획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구단의 수익성을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클럽은 남녀 축구단의 성공과 인프라 개선에 투자할 수 있는 더 단단한 재정 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의 일환으로 구단은 직원들과 협의 과정을 거쳐 약 150~200개의 일자리에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해 250명이 해고된 뒤 추가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에 새로 부임한 CEO 오마르 베라다는 "우리는 구단을 남자팀과 여자팀, 그리고 아카데미팀에 걸쳐 우승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구단을 혁신하고 재편하기 위한 폭넓은 일련의 조치를 시작하고 있다"라면서 "불행히도 이는 향후 잠재적인 인원 감축을 의미하며 우리는 이에 영향을 받는 동료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결정은 구단을 안정적인 재정으로 돌려놓는 데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맨유의 소방수로 부임한 아모림은 부임 당시 포르투갈 매체 '아볼라'에 다르면 연봉이 800만유로(약 127억원)에 달한다. 2년 반 계약을 체결한 아모림은 리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럽 대항전에서 결과를 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아모림은 당장 눈앞에 있는 유로파리그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길 원하고 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지원팀을 참석시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지난 11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아모림은 기자회견에서 '여기 있는 모두가 진지하게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모두가 유로파리그 결승전만 생각하고 있다. 결승전은 이슈가 아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할 더 큰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 내 자신과 구단의 문화, 선수단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들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구단의 역사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는 여름에 정말 강해지고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번 시즌처럼 다음 시즌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나아가 아모림은 "솔직히 말해서 난 결승전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구단에서 가장 작은 문제다. 우리는 이것보다 더 깊은 것들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번 시즌 끝에 우리에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