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권위를 모르는 것일까?
승부조작 전과가 있는 심판을 유럽대항전 결승전 주심으로 임명했다.
UEFA가 지난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가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심판진을 발표했다.
결승전 주심은 펠릭스 츠바이어(독일)가 맡는다. 부심은 로베르트 켐프터, 크리스티안 다이츠(이상 독일)가 맡는다.
UEFA는 "2012년부터 국제심판 활동을 시작한 츠바이어는 PSG(프랑스)와 아스널(잉글랜드)의 4강 2차전을 포함해 챔피언스리그 7경기를 관장했다. 그리고 유로파리그 2경기, 컨퍼런스리그 1경기를 맡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츠바이어는 지난 2022-2023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의 결승전 주심을 맡은 뒤 두 번째 유럽대항전 결승전 주심이 될 것이다. 그는 유로 2024에서도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4강전을 포함해 4경기 주심을 맡았다"라고 소개했다.
1981년생의 츠바이어는 개인으로 역대 다섯 번째 컵대회 결승전을 관장한다. 지난 2017-2018시즌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결승, 독일축구리그(DFL) 슈퍼컵 결승전을 관장한 바 있다. 2018-2019시즌에는 그리스컵대회 결승전도 관장한 경험이 있다.
츠바이어는 2007년부터 2부리그 주심으로 데뷔했고 2년 뒤, 1부리그 심판으로 데뷔했다. 2012년 1월부터 UEFA 세컨 그룹 심판진 합류와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진에 합류했고, 2013년부터는 UEFA 퍼스트 그룹에 합류해 독일 최고의 심판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츠바이어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과거 승부조작에 가담해 뇌물을 받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스포츠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그것도 한 대회의 결승전을 주관하게 됐다는 소식에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05년, 하부리그 심판으로 활동하던 츠바이어는 자신의 상관인 로베르트 호지어로부터 300유로(약 47만원)의 뒷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았다. 호지어는 심지어 독일 2부리그, 그리고 포칼에서 여러 경기를 승부조작해 도박사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징역 2년 5개월 형을 받은 인물이다.
2005~6년 사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됐음에도 그가 지금까지 심판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당시 츠바이어가 승부조작을 밀고했기 때문이다. 독일축구협회는 승부조작을 주도했던 호이저에게 심판 자격을 영구 정지시킨 것과 달리 츠바이어에게는 6개월 자격정지 처분만 내렸다.
법의 압박 속에 츠바이어는 당시 DFB로부터 뒤늦게 자백한 혐의로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고 그는 동료들의 승부조작을 고발했다. 이러나저러나 츠바이어는 부패한 심판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2020년 당시,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츠바이어의 동료 마누엘 그라페가 츠바이어가 신뢰를 회복해 활동하는 것이 여러 주심들로부터 그를 증오하게 만든다고 조명했다.
당시 그라페는 "몇몇 심판은 자격이 없는 지위를 누리며 우리의 이미지를 상당히 훼손하고 있다. 하지만 평판이 좋지 않고 해마다 형편없는 퍼포먼스가 더해지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츠바이어처럼 말이다. 그런 엄청난 그캔들에 연루된 이후에도 어떻게 이렇게 잘 될 수 있는가?"라며 분노했다.
이번 발표 이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도 "유로파리그 결승전 심판으로 승부 조작범이 임명됐다. 그는 주드 벨링엄이 가장 싫어하는 심판이자, 뇌물 수수 전력이 있음에도 빌바오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의 심판으로 선임됐다"고 크게 보도했다.
츠바이어는 현재 분데스리가 팬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심판으로 통하고 있다. 그는 종종 경기에서 납득하기 힘든 판정을 내려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패한 전과가 있는 심판이 토트넘과 맨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이 맞붙는 유럽대항전 결승전 주심을 맡으면서 한국은 물론 유럽 현지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E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