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우승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올라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무관 탈출에 도전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훈련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오픈 데이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모든 경기가 특별하고 같은 값어치가 있지만 이번 경기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꼭 이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발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했던 손흥민은 지난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 교체 투입돼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실전 감각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
다음 애스턴 빌라전을 치르고 나면 대망의 결승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만나 단판 승부를 치르고 나면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리느냐, 무관 징크스가 계속 이어지느냐가 결정된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독일, 잉글랜드에서 뛰는 동안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데뷔해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전서 준우승에 그쳤다.
연합뉴스 등과 만난 손흥민은 지난 두 번의 결승전을 떠올리며 "그런 실패를 통해 분명 배운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승전을 치렀을 때 선수단과 비교해 많이 바뀌긴 했지만 나처럼 경험 있는 선수들이 그런 경험을 선수들한테 가르쳐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결승전인 이번 유로파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곤 "느낌이 색다르다. 정말 이기고 싶고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이 나만큼 간절히 응원해줄 거다. 우리가 잘 준비한다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팬들의 응원을 기대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우승과 거리가 멀었지만 충성심을 보이며 언제나 토트넘 잔류를 우선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몇 년 동안 얘기를 해 왔지만 지금 토트넘에 남아 있는 이유는 남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고 싶다는 점이 가장 컸기 때문"이라며 "퍼즐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조각이 다 있어야 한다. 모든 조각을 맞췄는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조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조각을 찾아 10년 동안 해맸는데 이번에는 그 퍼즐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 토트넘 최고 에이스였던 해리 케인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하며 꿈에 그리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문자를 보냈는데 영상 통화가 왔다. 상당히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 기뻤다"며 "워낙 친한 친구고 같이 많은 걸 이뤄낸 동료라 가족 일처럼 기뻤다. 그런 좋은 기운들, 케인이 응원해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케인의 기운을 이어받아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중요한 건 손흥민의 몸 상태다. 팰리스전서 복귀하기 전까지 한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던 손흥민은 "축구 선수가 좋은 몸 상태로 경기에 나가는 게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며 "어떻게 경기에 잘 복귀하고, 잘 준비하는 게 더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을 되돌려 얘기하기보다 좋은 일들만 생각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생각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될 수 있는 이번 결승전에 손흥민은 모든 걸 걸었다.
손흥민은 "모든 경기가 내게는 특별하다. 모든 경기가 같은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그 경기를 위해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집중하고, 몸 상태도 그에 맞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를 악 문 손흥민은 "나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꼭 시즌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 팬, 토트넘 팬들에게 좋은 선물, 가장 큰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결승전 상대 맨유는 과거 박지성이 뛰던 팀으로 한국에서 토트넘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팀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한국에도 분명 (박)지성이 형이 덕분에 맨유 팬들이 분명 많은 걸로 안다"면서도 "토트넘도 많이 응원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