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이 현재 받고 있는 거센 비판에 대해 억울함을 제대로 토로했다.
2년 차에 접어든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토트넘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야기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며, 구단의 진정한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유력지 '더 가디언'의 26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가오는 28일 펼쳐질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은 항상 무너질 운명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런 뻔한 결말에 질렸다"면서, 이러한 비판적 시선이 감독으로서 자신의 평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나는 그 고리를 끊고 싶었다"고 말하며 팀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해당 인터뷰에서 토로한 가장 큰 억울함은 바로 자신이 토트넘 감독직을 맡으면서 감내한 도전들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부임 첫 해에 팀 전반의 리빌딩, 특히 젊은 선수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과 경기 스타일 개편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난이도 있는 임무를 요구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2-2023시즌 8위였던 팀을 5위까지 끌어올린 점을 언급하며, 그 성과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지난 시즌 후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려 있던 상황에서 마지막 7경기 중 5경기를 패하면서 4위 경쟁에서 밀려났고, 이에 따라 팬들과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에는 지역 라이벌인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지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내가 이기려고 한 것이 오히려 잘못된 일인 양 취급됐다"며 당시 분위기를 회상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5위라는 성적에 다들 흥분하지만, 우리는 작년에 이미 5위를 했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실패로 받아들여졌다"며, "내 임기가 실패라는 이야기가 더 좋은 서사처럼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 시나리오처럼 흘러가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현재 이 구단의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어떤 팬도 나와 등을 돌린다고 느낀 적은 없다"며, "다만 팬들과 구단 사이에 긴장이 있다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팀의 최악을 치닫고 있는 성적과는 별개로, 구단 운영 방식이나 방향성에 대한 내부 불신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재구성'에 가깝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토트넘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처참히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리는 다른 항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믿었다"며 자신이 단기적 성과보다는 구조적 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미국의 사회 개혁가 제이콥 리스의 유명한 인용구를 언급하며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돌을 깨는 것은 101번째 망치질이다. 아무도 그 전 100번의 망치질을 보지 못하고, 마지막 한 번이 돌을 깬다고 생각한다. 결국 돌은 깨질 것이다"라며, 자신이 시도한 많은 변화가 결국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주장 손흥민의 리버풀전 결장을 공식화했다.
손흥민은 발 부상에서 회복 중이며, 최근 잔디 훈련을 재개했지만 아직 실전 투입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는 주중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보되/글림트전 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복 중이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6위에 머물러 있으며, 감독 경질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는 여전히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만약 우리가 대회 결승에 오른다면, 그것은 내 토트넘 100번째 경기다. 그 경기에서 비로소 내가 이 팀에 남긴 영향이 보일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2~3주 동안 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결실을 맺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결의를 드러냈다.
누가 봐도 실패로 향하고 있는 현재, 오히려 지금이 진정한 변화의 서막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한 포스테코글루의 이번 인터뷰는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과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처럼, 실제로 토트넘이 101번째 망치질을 통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