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두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공통점이 '혹사'가 되어가고 있다.
독일 매체 '슈포르트1'는 17일(한국시간)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김민재를 인용하면서 프로축구에서 증가하는 부상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IFPro는 "김민재의 부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위험하다"고 소개하면서 김민재의 올 시즌 기록과 부하에 대해 설명했다.

김민재는 이미 올 시즌 뮌헨과 대표팀에서 55경기를 소화했고 그중 47경기는 공식 대회(뮌헨 41경기, 한국대표팀 6경기) 중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김민재는 총 6번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경기를 치렀다. 지난 3월 열린 오만, 요르단과의 7~8차전에는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통증 여파로 인해 차출되지 못해 출전하지 않았다.

FIFPro는 "김민재는 시즌 시작부터 선수에게 부하가 걸리는 아킬레스건염을 안고 뛰어왔다"면서 "시즌 종료될 때, 김민재는 70경기 이상 출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재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는 지난 시즌 71경기를 소화한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우루과이)로 78경기 출전이 예상된다.
FIFPro의 발표에 따르면, 김민재는 겨울을 지나오면서 무려 20경기 연속 출장했다. 이는 평균 3.7일만 쉬고 계속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단 10주 만에 시즌의 절반가량을 소화한 셈이다.
여기에 더불어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김민재는 이동 거리도 엄청나다. 김민재는 올 시즌 총 20차례 A매치를 위한 여정을 소화했고 무려 7만 4000km를 이동했다. 이는 지구 두 바퀴를 도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올 시즌 김민재의 이동 거리는 이게 끝이 아니다. 오는 6월에 한국은 이라크(원정), 쿠웨이트(홈)와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먼저 이라크 바스라로 이동한 뒤, 전세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이동했다가 쿠웨이트전을 마치고 뮌헨으로 돌아가는 긴 여정을 앞두고 있다.
심지어 뮌헨이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출전하면서 김민재는 미국으로 또 날아가야 한다. 김민재에게는 여름에도 쉴 틈이 없는 셈이다.
이러한 살인적인 스케줄과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에 김민재가 실수하지 않는 것을 바라는 것은 사치다.
김민재의 상황은 몇 년 전 손흥민과 똑같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었던 손흥민은 이 시즌에 총 78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최다 경기 출장이 예상되는 발베르데와 같은 수준이다. 5일 미만으로 휴식하고 치른 경기의 비중이 무려 72%에 달했다. 당시 그는 토트넘에서 53경기, 대표팀에서는 25경기를 뛰었다.
특히 대표팀 경기 일정을 위해 손흥민은 무려 11만 600km를 이동해 엄청난 이동 거리를 보였다. 이는 해당 시즌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 중 최다 경기 출전, 최장 거리 이동이었다.
손흥민은 이미 이런 상황을 수 시즌째 보냈다. 지난 2022년 여름 FIFPro 연구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8-2019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선수들이 피로를 해소하고 다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최대 경기 수인 55경기보다 더 많은 평균 57경기를 소화했다.
세 시즌 간 손흥민은 무려 300시간을 비행했고 이동 거리도 22만 3637km에 달한다고 FIFPro는 설명했다.
가혹한 일정에도 손흥민과 김민재는 월드클래스 선수로 우뚝 섰지만, 결국 혹사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 A매치를 치러야 하는 유럽 빅클럽 소속 한국 선수들이 가져야 하는 숙명처럼 여겨지고 있다.
김민재, 손흥민 이전엔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 등에서 뛰며 한국과 영국을 줄기차게 오갔고, 결국 대표팀에서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소속팀이 공식 경기는 물론 프리시즌 해외 투어까지 실시하면서 태극전사들이 점점 '혹사론' 중심이 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FIFPRo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