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강하늘과 유해진이 '야당'을 통해 새 얼굴을 보여줬다.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액션 영화다.
'미담제조기' 강하늘은 '야당'을 통해 약 빤 연기부터 시작해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마약 브로커 이강수로 분했다.
웃음을 지운 유해진은 오로지 명예와 출세를 위해 사는 검사 구관희로 변신, 그렇게 그려온 중앙지검 특수부까지 오르는 인물을 연기했다.
예능과 밈 등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강렬한 색의 이미지를 유지했던 강하늘과 유해진은 '야당'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본격적인 변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강하늘과 유해진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소한 '야당'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강하늘은 "누구나 정치영화로 오해할 거다. 저도 대본을 받자마자 열어보기도 전에 '이 시점에 정치영화라니, 괜찮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아니더라. 되게 재밌게 읽었다"며 작품과의 첫 만남을 되짚었다.
이어 유해진은 "야당이란 존재를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다. 만들며 조사를 해야지만 알 수 있는 이야기더라"라며 "저도 제목을 처음 봤을 땐 물음표였다. '마약 영화라고 들었는데 뭐야?' 싶었다. 감독님께도 뭐냐고 물었다. 마약 판에 정치 이야기가 개입되는 건가 이야기를 했었다"며 강렬한 단어의 첫 인상을 전했다.
정치 영화라는 오해로 시작한 '야당'의 재미를 알아본 강하늘과 유해진은 작품을 통해 의형제로, 눈엣가시로, 복수의 대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같은 편일 때나 갈라설 때나 잘 만난 콤비의 완성이다.
날티나는 양아치 비주얼로 약쟁이 연기까지 펼치는 강하늘은 의외로 합법도 아니지만 불법도 아닌 인물의 행보를 그리고, 멀끔하고 능력있는 검사로 많은 이들에게 칭송을 받는 모습을 여유롭게 그린 유해진은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정치 검찰의 주축을 연기한다.
황병국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보지 않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며 이색 만남의 시작을 밝혔다.
강하늘과 '야당'을 통해 처음 만났다는 황 감독은 "강하늘 배우가 야당같은 역할은 지금까지 안 해보지 않았나. 이강수 캐릭터는 후반부 연기가 중요해서 연기 잘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데 전반부 이강수의 모습을 보여준 적 없는 사람이기도 해야 했다"며 강하늘이 '야당'에 필요했음을 밝혔다.
또한 유해진과는 '무사'(2000년 개봉)를 통해 배우와 연출부로 만났었다며 "또래라 영화 이후에도 술을 마시곤 했는데, 유해진이 어느 순간 자기에게 비슷한 연기만 들어와서 고민이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그 후로 유해진이 점점 다양한 역을 맡으며 다른 연기도 잘하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더라"라며 '야당'에서도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을 내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우들 또한 마찬가지로 '야당'을 위해 각자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강하늘은 "이강수를 선역도 악역도 아닌 중간의 박쥐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야당이 선한 행동은 아니니 착하게 정당화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너무 악하게 그려지고 비호감이 되는 순간 보는 사람들은 캐릭터를 따라가고픈 마음이 없어진다"며 촬영 내내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그는 너무 처절한 약 중독 연기까지 펼친다. 강하늘은 "제가 마약을 잘 모른다. 그래서 외국 영상이나 재활 다큐멘터리를 보고 처음 마약을 접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으며 준비했다"며 약쟁이 변신을 예고, 사람마다 다른 증상을 상상하며 마약 후유증까지 연구해 캐릭터에 녹였음을 밝혔다.
유해진 또한 그간 많은 작품이 다룬 정치 검사를 연기하며 전형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강하늘 외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등 화려하고 강렬한 인물들 사이에서 묵직함을 유지한 그다.
유해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제 대사는 'X발거'라는 욕설 대사다. 이게 구관희 검사가 눌러왔던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건데, 거기에서 구관희의 파워가 드러난다. 캐릭터가 확 후련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러나온 말이다"라며 편집 되지 않기를 간절히 원했던 자신의 욕설 애드리브를 떠올렸다.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는 명대사까지 내뱉었던 유해진은 "보시는 분들은 시국을 반영했나 싶겠지만 찍을 땐 (시국을) 예측할 수 없었다. 현 시국이 떠오른다면 작품 보시는 분들이 '조금 우연히 맞았네' 이런 식으로 느끼신다면 작품엔 좋을 것 같다"며 '야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똑닮은 두 사람에 이어 시기까지 '잘' 만난 '야당'은 16일 전국 극장에 개봉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