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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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대통령을 만들고 죽여"…K-아는 맛? 합법+불법의 짜릿함 ['야,당'해봐①]

기사입력 2025.04.16 12: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야당'을 아는가.

'야당', 얼핏 들었을 땐 정치 영화 같다. 하지만 이 야당은 우리가 흔히 쓰던 용어가 아니다. 수사기관과 마약범들을 연결하는 '마약 브로커'를 뜻하는 말이다. 

야당은 마약범들에겐 꼼짝없이 자신을 구석으로 모는 저승사자이자 수사협조를 이끌어 내 감형을 도와주는 구원자다. 



그 야당은 이강수(강하늘 분)다. 이강수는 대리운전 일을 하던 건실한 청년이었으나, 자신의 범죄 행위가 걸릴 것을 예상해 제3자에게 누명을 씌울 목적으로 덫을 놔 버린 손님이자 마약범에게 걸려들어 억울하게 수감된다. 

그렇게 시작된 억울한 옥살이. 하지만 이강수는 지방으로 몰려나 고위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위치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검사 구관희(유해진)의 눈에 띄어 '야당' 역할을 제안받는다. 야당의 탄생이다. 

"마약 수사란 바퀴벌레를 잡는 것과 동일하다. 눈에 보이는 몇 마리 때려잡아 봐야 사라지는 게 아냐"

이강수는 똑똑한 머리와 센스, 타고난 기개로 교도소에서 마약거래자와 주요 인물, 조직원들을 모두 알아내 검찰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며 야당짓을 톡톡히 해낸다. 

결국 감형을 받은 이강수는 구관희와 협력, 본격적인 야당으로 거듭난다. 그렇게 상상할 수 없던 돈을 만지게 된 이강수와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구관희 검사다. 



하지만 구관희는 정의를 위해 마약범들을 소탕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출세'를 위해서다. 대놓고 불법은 아니지만 절대 합법일 수 없는 야당을 만든 것도 그놈의 '명예'를 위해서다. 

결국 유력한 대선 후보의 아들 조훈(류경수)의 마약 스캔들까지 마주하게 된 상황에서 구관희는 가장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이강수를 버린다. 

그 과정에서 성실히 수사를 하며 마약 범죄 조직을 쫓던 집요한 마약계 옥황상제 오상재(박해준) 형사와 그에게 체포된 여배우 엄수진(채원빈)과도 얽히게 된다.



'야당'은 한국의 전형적인 K-범죄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다. 얽히고설킨 속물적인 인물들의 관계부터 어떨 땐 무자비하고, 또 어떨 땐 웃음을 주는 화려한 액션 또한 예측이 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변해버린 인물 간의 서사를 풀어가는 과정과 '야당'이라는 낯선 소재가 주는 새로움이 'K-아는 맛'과 만나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야당이라는 존재가 선과 악,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 또한 그간 다른 범죄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던 방식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약 빤' 주인공을 따라가다보면 경계해야하는 인물이 수도 없이 바뀌는 것이 '야당'만의 묘미다.



또한 실제로 마약 현장을 검거하는 것 같은 높은 수위의 '19금 마약파티'부터 마약범들이 마약을 거래하는 방법, 마약수사대의 현실적인 모습 등 많은 일들이 황병국 감독의 철저한 취재 하에 불쾌한 적나라함으로 담겼다. 

'이 정도의 수위까지 예상한 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파격적인 장면들이 등장할 때, 보는 이들은 표면적으로만 생각하던 마약의 심각성에 대해 영상이라는 매체가 줄 수 있는 가장 강한 메시지로 전달한다.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야당'은 권력을 따르며 맞장구치는 정치 검찰의 모습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물불 가리지 않고 권력을 쥐려고 했던 바퀴벌레 같은 존재가 그렇게 쥔 권력을 휘두르려다 넘어지는 모습만큼 통쾌한 것이 있을까. K-감성도 제대로 자극한다. 알아도 또 보고싶은 맛이다.

마약 범죄부터 대한민국의 현 상황과 맞닿은 '야당'은 현 정국도 생각나게 한다.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스러웠던 나날부터 국회의원 아들의 마약 검사 '양성'까지. 개봉일에 맞춰 딱딱 맞아 떨어지는 현실이 '야당'을 돕는 듯하다.

"'야당'은 2021년도에 쓴 시나리오라서 알고 찍은 건 아니었어요"

황병국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헛웃음만 나올 정도로 '영화'같은 시기에 개봉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굳이 되짚을 필요도 없다. 정말 어디에선가 그렇게 살고 있을 것 같은, 현실에 발을 붙인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의 노련한 호흡이 완벽한 서사에 지독한 사람 냄새를 더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3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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