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최대 라이벌 아스널 출신 CEO를 임명하자 팬들이 불타오르고 있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나이 벤카테샴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우리는 벤카테샴이 올여름 구단 이사회의 CEO로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발표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상당한 성장을 이뤘으며 경영진을 확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난 벤카테샴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며 프리미어리그와 유럽클럽협회(ECA)에서 함께 일했다. 성공을 향한 여정에서 그가 이사회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벤카테샴 또한 "이번 여름 토트넘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잠시 재충전하고 내 선택지를 검토한 후 레비와 이사회, 그리고 모든 직원과 함께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 특별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벤카테샴은 2012 런던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참여했고, 영국올림픽협회(BOA) 비상임 이사로 활동했다. ECA 이사회 및 집행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스포츠 및 상업 운영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벤카테샴이 토트넘 최대 라이벌 아스널에서 14년 동안 몸담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스널에서 CEO를 역임하며 수많은 선수들의 이적 과정에 관여해왔다.
아스널 소식을 전하는 아스널인사이더는 "아스널 전 CEO 벤카테샴이 토트넘의 새로운 CEO로 합류했다. 벤카테샴은 아스널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후 지난 시즌 팀을 떠났다"며 "2010년대 후반 아스널 몰락을 함께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대 미켈 아르테타 감독 혁명에도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벤카테샴은 아스널을 새로운 상업적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CEO가 됐다. 그가 CEO로 있는 동안 아스널은 2010년대 팀의 몰락을 경험했다. 다만 벤타케샴은 아르테타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아스널이 다시 축구계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 큰 공헌을 했다"며 벤카테샴의 업적에 명암이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벤카테샴은 아스널에서 14년 동안 6개의 다른 직책을 맡았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아스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해 주요 우승을 노리는 클럽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굳혔다"며 "벤카테샴은 아스널 이사회와 협력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혼란 속에서도 구단 매출을 크게 늘렸다"고 벤카테샴의 업적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아스널 출신 인물이 토트넘을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보도에 한 팬은 "아스널에서 14년을 보냈지만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이제는 마치 큰 영입인 것처럼 토트넘에 합류했다"고 비판했고, 다른 팬은 "토트넘은 현재 런던에서 최악의 팀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롱했다.
또 다른 팬은 "이건 갑자기 튀어나온 소식이다. 이제 토트넘은 우리의 찌꺼기를 먹고 사는 평범한 클럽인가?"라고 놀라워했고, 다른 팬은 "XX, 이게 뭐야, 아스널에서 토트넘이라니"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다른 팬은 "아스널이 토트넘에 스파이를 심어놓고 있다. 정말 살기 좋은 시대다"라고 비꼬았다.
일부는 벤카테샴이 아스널에서 우승컵을 갖고 오지 못한 실패자였다고 비판하며 왜 토트넘이 벤카테샴에게 손을 내밀었는지 미스테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벤카테샴이 아스널에 몸담는 동안 아스널은 FA컵, 커뮤니티 실드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팬들의 주장은 다소 어긋난 감이 있다.
사진=로마노 SNS,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