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한 팀은 끝내려 하고, 다른 한 팀은 기사회생을 노린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지난 1일과 3일, 현대캐피탈의 안방인 천안에서 열린 1, 2차전에선 현대캐피탈이 각각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리며 우승까지 한 걸음만 남겨둔 상태다. 100%의 확률도 잡았다. 역대 19차례 챔프전서 1, 2차전 승리 팀이 모두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3차전은 대한항공의 홈인 인천에서 펼쳐진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 관해 "우리의 확률은 0%다. 좋은 도전이다. 마음에 든다"며 "아직 안 끝났다. 홈에서 잘 방어한 뒤 (5차전이 펼쳐지는) 천안으로 가는 게 목표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부에선 1, 2차전서 모두 패했던 정관장이 지난 4일 3차전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해 반격했다. 특히 1, 2세트를 21-25, 34-36으로 내준 뒤 3, 4, 5세트를 모두 챙겨 이겼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대한항공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틸리카이넨 감독은 "재밌게 봤다. 나 또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며 "이런 단기전에선 서로 (우승을) 갈망하는 마음이 커 무척 힘들다. 힘든 싸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1,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과 매우 팽팽한 경기를 했다. 승부처에서 득점을 못 낸 게 패인이라 생각한다. 3차전도 대등한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중요한 순간 득점을 더 내야 한다. 2차전처럼 서브가 안 들어가면 힘들고 잘 들어가면 괜찮을 것 같다. 현대캐피탈도 이기려 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맞서 싸워서 승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잘 회복할 수 있도록 했고, 우리와 상대의 전술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어떻게 더 보여드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입을 열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대한항공이 1차전서 세터 유광우, 2차전서 세터 한선수를 기용하며 변화를 줬지만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블랑 감독은 "당연히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 본다. 다만 중간중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들이 보여 줄여줬으면 한다"며 "상대는 분명 시작부터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도 강한 태도로 경기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터 황승빈이 주전으로 팀을 잘 이끄는 중이다. 블랑 감독은 "열심히 훈련해왔다. 특히 공격수와 호흡 면에서 많은 시간을 들였다"며 "챔프전에서 주전으로 뛰는 게 처음이라 부담감도 있어 보이지만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기 이해도 측면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좋을지도 같이 이야기했다. 투지가 좋고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있는 선수다"고 믿음을 보였다.
앞선 두 경기에선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먼저 선발 출장하고 이후 신펑이 코트를 밟았다.
블랑 감독은 "리시브가 필요할 땐 전광인을, 블로킹이 중요할 땐 신펑을 활용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누군가 먼저 선발로 뛰면 상황에 따라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이 투입될 것이다"며 "웜업존 선수들이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 이유는 그런 순간 경기에 들어와 좋은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