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가 논란 속에 4선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취임을 승인했다.
체육회는 28일 선수·지도자 보호 및 축구 종목의 발전과 규정 및 절차, 법리적 해석, 사회적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날 정몽규 회장의 인준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치러진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85.7%의 압도적 득표율로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던 정몽규 회장은 공식 임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따라 내달 4일 이사회를 열어 새 집행부 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에 임원의 선임과 관련해 '회원종목단체 중 정회원∙준회원 단체의 회장은 구비 서류를 갖춰 체육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선거 절차상 하자나 당선자의 결격 사유가 없으면 체육회는 인준해 줘야 한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대한축구협회의 감사 처분 취소 소송이 남아있다.
지난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등에서 불거진 행정 난맥상으로 비판받았던 정 회장은 당선 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감사를 통해 문체부는 정 회장을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9호에 따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고 그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사람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정몽규 회장이 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받는다면 회장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문체부에 한 차례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당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지난 2월 3일까지 징계를 결정해야 했다.
이후 협회는 지난 1월 23일 문체부에 특별 감사 처분 취소를 요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더불어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문체부의 처분 요구 효력은 중단됐다. 문체부는 이에 항소한 상황이다.
축구협회의 효력 정지로 정몽규 회장은 후보 자격을 유지했고 이후 선거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어 큰 고비인 체육회 인준까지 받아놓으면서 자신의 리더십 결격 사유를 지웠다.
앞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몽규) 축구협회장 승인은 아마 곧 결론이 나게 될 것 같다"며 "저희(대한체육회)가 법리 검토, 축구협회에 자생적인 노력을 요청해서 관련된 자료를 다 받아 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정몽규 회장) 인준을 한다고 해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축구협회, 모든 국민 여러분이 납득할 만한 미래 지향적인 건강한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듣도록 하겠다"고 강조, 정 회장 인준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역시 지난달 대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유 회장은 지난 6일 국회 문체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문체위원들로부터 정 회장의 '인증 보류' 요청을 받은 바 있다. 처음에 절차상 하자가 없으면 인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던 유 회장도 계속된 위원들의 요청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준이 떨어졌다.
하지만 문체부는 항소심을 통해 계속해서 정 회장의 중징계 요구를 지킨다는 입장이다.
만일 법원이 문체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집행 정지가 풀린다면, 축구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정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감사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기존대로라면 징계 조치의 경우, 축구협회는 감사 발표 후, 1개월 내로 징계 의결한 뒤 결과를 문체부에 통보해야 한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규정 제24조에 따르면, 임원 취임 후에 제26조,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9호에 따라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고 그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사람은 인준 취소 또는 면직, 해임된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정 회장에 대한 대한체육회 인준을 통해 지난 20일 발표한 '대한축구협회 3대 혁신안 - 투명행정, 정도행정, 책임행정'을 반영한 제55대 집행부 구성 및 축구협회 쇄신,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원, 남자 U-23 대표팀 감독 선임,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현재 한국축구가 직면한 각종 현안을 조속히 처리해 나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스포츠계의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대한축구협회 역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앞으로 팬들과 국민을 위한 축구협회로 다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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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