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두었다.
경기 내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인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직접 골을 성공시켰다. 환상적인 파넨카킥이었다.
하지만 이 무승부는 토트넘이 간신히 거둔 결과였으며, 경기 내내 본머스에게 철저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본머스와 2-2로 비겼다. 최근 3경기 1무 2패를 기록 중인 토트넘이다.

이날 토트넘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14일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Z알크마르와 16강 2차전 대비로 보인다. 토트넘은 1차전 0-1 패배로 인해 2차전에는 2점차 이상 승리를 거두어야 유로파리그 8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 역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제임스 매디슨과 마티스 텔,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데스티니 우도기 등 평소 선발자원으로 출전한 핵심자원들이 모두 벤치에서 출발했다.
한편, 토트넘에는 기나긴 부상에서 복귀한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오랜만에 선발출전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홈팀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킨채 제드 스펜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케빈 단소,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축했다. 허리는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책임졌고, 최전방 쓰리톱에는 윌손 오도베르,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이에 맞서는 이라올라 감독이 이끄는 본머스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밀로시 케르케즈, 딘 하위선, 제임스 힐, 루이스 쿡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3선에는 타일러 아담스와 라이언 크리스티가 호흡을 맞추었고, 2선에는 앙투안 세메뇨, 저스틴 클라위버르트, 마커스 태버니어가 최전방 이바니우송을 지원했다.
지난 목요일 AZ 알크마르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반등이 필요했던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로메로는 경기 감각이 무뎌진 듯 여러 차례 위험한 패스를 시도했고, 결국 본머스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내줬다. 경기 시작 16초 만에 첫 실수를 범한 그는 수비진영에서 상대 공격수 에바니우송에게 공을 넘겨주어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비카리오가 간신히 선방했다.
이후에도 전반 3분 로메로는 비수마에게 받기 힘든 패스를 내줬고, 이를 틈타 압박을 시도한 클라위버르트가 공을 뺏어 패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역시 비카리오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의 수비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비카리오는 본머스의 강한 전방 압박에 당황한 듯 불안한 클리어링을 반복했고, 벤탄쿠르는 공을 엉뚱한 곳으로 패스하며 공격 기회를 날렸다. 포로 역시 세메뇨에게 시종일관 압박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토트넘도 분위기를 바꿔보려 노력했다. 전반 21분,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긴 크로스가 솔란케의 머리로 연결됐지만, 골로 이어지기엔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역시 먼저 웃은 쪽은 경기 내내 우세를 보인 본머스였다.
전반 41분, 포로의 실수로 인해 본머스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공격 기회를 맞이한 토트넘이었지만, 포로의 느슨한 패스가 상대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본머스의 케르케즈가 먼 거리를 질주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길게 날라오는 얼리 크로스를 뒤쪽에서 침투하던 태버니어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토트넘은 0-1로 끌려갔다.
전반 종료 후 관중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못하며 야유를 보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과 베리발이 교체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손흥민의 적극적인 돌파가 토트넘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손흥민의 투입과 함께 토트넘은 분위기를 가져왔다.
토트넘은 반격을 시도해봤지만 번번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8분 손흥민의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후반 12분 손흥민의 킬패스에 이은 패스플레이로 사르가 페널티박스에서 여유롭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이 슈팅 역시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토트넘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후반 15분 본머스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클라위버르트가 전진패스를 이어받아 센스있는 침투패스를 넣어줬다. 이 패스를 받은 에바니우송은 왼발로 띄어 비카리오를 넘기는 골로 팀의 2-0 리드를 안겨줬다.
후반 17분 토트넘의 추격골이 터졌다. 사르의 예상치 못한 실수가 오히려 행운의 골로 이어졌다. 사르는 크로스를 시도하려 했으나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상대 골키퍼 케파를 속이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1-2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1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골키퍼 케파의 반응을 유도하며 발을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강심장이었다. 침착하게 파넨카 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토트넘에 소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경기는 그대로 2-2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이날 교체 투입 후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오랜만에 그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터치 25회, 패스 성공률 81%(13/16), 기회 창출 1회, 유효슈팅 1회, 드리블 성공률 33%(1/3), 볼 경합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상대편 감독인 안토니 이라올라 역시 이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굉장히 영리한 선수다. 그는 슈팅보다는 시간을 끌며 상대의 반응을 유도했고,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냈다"고 인정했다.
이번 경기에서 본머스는 토트넘을 압도하며 승리를 가져갈 뻔했으나, 손흥민의 노련함이 승부를 바꿨다.
그러나 토트넘은 여전히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향후 일정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다가오는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1차전 0-1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유일한 우승 가능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미래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