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김서현이 프로 데뷔 3년차를 맞아 유망주 껍질을 깨드릴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일본 연습경기에서 날카로운 구위를 뽐내며 2025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서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위기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서현은 이날 한화가 4-1로 앞선 6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유준규를 투수 앞 땅볼로 가볍게 처리,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1사 후 장진혁에게 우전 안타, 강현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1사 1·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김서현은 고비에서 흔들림 없이 피칭을 이어갔다. 베테랑 좌타자 김민혁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 계속된 2사 1·3루에서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최고구속 151km를 찍은 빠른공이 위력적이었다.
김서현은 앞서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도 실전 투구에 나섰다. 7회말 등판해 변우혁, 한승택, 박정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KKK' 이닝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튿날 KT전까지 연투에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뽐냈다.
통상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는 여러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불펜투수들의 연투는 보기 드물다. 하지만 한화는 김서현이 최근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리면서 구위를 점검하도록 했다.
김서현은 고교 시절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뿌리면서 '초고교급'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 지명권으로 고민 없이 김서현을 입단시켰다. 5억 원의 계약금을 안겨주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서현은 프로 무대를 처음 밟은 2023 시즌 큰 성장통을 겪었다. 20경기 22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언제든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뿌릴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었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김서현은 지난해 6월 '명장' 김경문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은 뒤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나 기술적, 심리적 안정이 더해지면서 한층 성장했다. 2024 시즌 37경기 38⅓이닝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김서현은 3년차를 맞은 올해 한화 불펜의 중요 키 중 한 명이다. 김서현이 필승조에서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준다면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은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김서현이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투구 밸런스가 안정되면서 컨트롤 문제도 조금씩 해소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지난 25일 KIA전을 마친 뒤 "김서현은 오늘 투구 밸런스가 정말 좋았다. 올 시즌에 앞서 열심히 훈련했던 포크볼 대신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투구 밸런스를 유지했다. 이제 조금씩 안정적으로 던지는 게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또 "내가 특별히 잡아준 부분은 없다. 김서현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며 "마운드 위에서 단순하게 접근하고 승부하는 점이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포크볼도 본인이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게 보여서 아직은 크게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