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그토록 바라던 4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확답을 피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이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 182표 중 156표를 득표해 과반으로 당선됐다. 득표율이 85.7%에 이른다.
지난 2013년 제52대 선거에서 승리한 정 회장은 12년 만에 열린 경선에서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선거 2연승을 챙겼다.
4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위르겐 클린스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승부조작범 날치기 사면 등으로 시작된 일련의 상황으로 빚어진 부정적인 이미지와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한 또 다른 4년을 얻었다.
당선 직후 정 회장은
"감사합니다. 이번 겨울, 마지막 추위가 유난히 길었던 것 같다. 날씨도 풀리고 축구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 이번에 모든 축구인들이 높은 참여율을 보여주셨다. 골고루 지역, 분야 별로 많은 지지를 해주셔서 나는 더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발표한 공약들을 철저히 잘 지켜가겠다. 그리고 같이 레이스를 뛴 신문선, 허정무 후보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 노력하겠다. 기자분들께도 선거가 늦어져서 죄송하고 늦었지만 차곡차곡 하나하나 더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여러 축구인들 만나 보니까 소통 문제인 것 같다. 그 상에 내가 경기인들을 만나봤지만, 지금처럼 심층적으로 만난 적 없다. 축구협회가 서비스 단체인데 그들의 목소리를 열심히 잘 듣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을 해결한다. 잘 듣고 급한 것, 더 중요한 것들을 더 빨리 소통해 가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다"라며 더 나은 행정을 자신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4기 행정을 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중요한 선결 과제가 있다. 문체부와의 갈등 해결이다.
지난해 11월 문체부의 특정 감사를 통해 축구협회의 27개 비위 사실이 드러났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정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아울러 다른 인사들에 대한 문책, 시정, 주의 등을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9호에 따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고 그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사람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정 회장이 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받는다면 회장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미다.
축구협회는 이에 문체부에 한 차례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당했고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지난 3일까지 징계를 결정해야 했다.
이후 축구협회는 지난달 23일 문체부에 특별 감사 처분 취소를 요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더불어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지난 11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문체부의 처분 요구 효력은 중단됐다. 문체부는 이에 항소한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효력 정지로 정 회장의 후보 자격을 유지했고 이날 선거에서 정 회장이 당선됐다.
문체부는 항소심을 통해 계속해서 정 회장의 중징계 요구를 지킨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 회장 당선 직후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에서 (징계 요구에 대한) 집행 정지가 나왔다. 항소를 했고 이 결과가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소 결과가 3월 둘째 주 정도면 결론이 나올 것 같다. 만약 집행 정지가 풀리면 바로 처분을 하게끔 해야 한다. 만약 다시 집행정지가 연장되면 본안 소송(징계 요구 취소 요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천천히 방향에 대해 다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사진=신문로, 박지영 기자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