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FC서울의 주장 린가드가 서울의 이번 시즌 첫 번째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출전한 린가드는 후반전 초반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다운 감각적인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서울에 승리를 안겼다. 린가드는 응원석을 가득 채운 서울 홈 팬들 앞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피리 불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결승골은 루카스 실바의 발끝에서 터졌다. 실바는 동료가 떨궈준 공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해 안양을 무너뜨렸다.
FC서울은 22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주장 린가드의 선제골과 루카스 실바의 추가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얻은 서울은 승점 3점이 되어 잠시 리그 7위로 올라섰다. 승점을 얻지 못한 안양은 6위가 됐다.
체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41,415 명의 관중이 모여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서울은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많은 관중을 부르고도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워했지만, 김기동 감독 2년 차를 맞은 이번 시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홈 팀 서울은 4-2-3-1 전형을 사용했다. 강현무가 골문을 지켰고 김진수, 김주성, 야잔, 최준이 백4를 구축햇다. 이승모와 기성용이 허리를 받쳤고 손승범, 린가드, 정승원이 2선에서 최전방의 조영욱을 지원했다.
원정 팀 안양은 4-4-2 전형으로 맞수를 뒀다. 김다솔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김동진, 토마스, 이창용, 이태희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강지훈과 채현우가 측면에, 리영직과 김정현이 중앙에 배치됐다. 투 톱으로 출전한 모따와 마테우스가 서울 골문을 겨냥했다.
경기 초반은 서울이 공을 갖고 후방부터 공격을 조립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안양은 무게중심을 내린 채 역습을 노리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서울이 몇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12분 정승원이 과감하게 때린 중거리슛은 수비에 막혔다.
안양도 역습을 할 기회는 있었지만 서울 진영에서 전개가 막히는 등 여러모로 답답했다. 날씨가 춥고 경기장이 언 탓에 서울과 안양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제약이 있었다.
경기 첫 위협적인 장면은 안양의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안양의 코너킥 이후 흐른 공을 잡아놓은 마테우스가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린 공을 김정현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서울 수비 맞고 나갔다. 이어진 안양의 두 번째 코너킥에서 나온 리영직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은 옆그물을 때렸다.
위기를 넘긴 서울이 먼저 변화를 선택했다. 전반 28분 손승범을 대신해 루카스 실바를 내보냈다. 루카스는 손승범의 포지션인 왼쪽 측면에 그대로 배치됐다.
안양이 또다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33분 마테우스가 박스 바깥에서 깜짝 슈팅을 날렸다. 서울의 수문장 강현무가 반응해 막지 못했다면 득점할 수도 있었지만 강현무의 선방에 막히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서울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37분 전방에서 연계 끝에 조영욱이 찔러준 패스를 린가드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잡아놓고 골문 먼 쪽을 향해 슈팅을 날렸지만 아깝게 빗나갔다.
전반 41분 서울의 역습 상황에서는 이승모의 패스를 받은 루카스가 공을 몰고 질주한 뒤 먼 거리에서 오른발 슛을 때려봤지만 힘이 실리지 않은 탓에 골키퍼가 쉽게 잡았다.
전반전은 결국 헛심공방으로 끝났다. 0-0이었다.
안양은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측면에 변화를 줬다. 채현우가 빠지고 야고가 투입됐다.
서울이 전반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후반전 초반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주장 린가드의 득점포가 추위를 깨고 폭발한 것이다.
후반 3분이었다. 서울의 공격 상황에서 공을 몰고 가던 정승원이 안양 수비에 걸려 넘어졌는데, 정승원이 갖고 있던 공이 뒤따라 쇄도하던 린가드에게 향했다. 린가드는 김다솔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 샷으로 안양 골망을 흔들었다.
린가드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서울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안양이 라인을 올리면서 공간이 생긴 덕이었다. 후반 6분 정승원이 내준 공을 조영욱이 받아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높게 떴다.
후반 7분에는 린가드가 다시 한번 문전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득점에 실패했다.
안양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8분 서울 페널티박스 안에서 주포 모따가 자신에게 온 공을 가슴으로 컨트롤 한 뒤 발리 슛을 때렸다. 모따의 슈팅은 경기장이 들썩일 정도로 위협적이었으나 골문을 외면하고 말았다.
안양은 전반전과 달리 공격에 더 힘을 실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라인을 높이자 서울에 공간을 많이 허용하는 등 안양의 탄탄하던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서울은 이를 놓치지 않고 상대 뒷공간을 후벼팔 수 있는 선수를 투입했다. 문선민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공간을 무너뜨리는 데 능한 문선민은 후반 21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조영욱 대신 들어가 린가드, 정승원과 함께 공격을 책임졌다.
문선민은 후반 23분 린가드가 공간으로 절묘하게 찌른 패스를 받아 안양 페널티박스까지 몰고 갔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안양이 고삐를 당겼다. 후반 24분 강지훈과 마테우스를 최성범과 에두아르도로 바꾸면서 전방에 교체카드를 추가로 사용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탄 쪽은 서울이었다. 서울이 한 골을 추가하며 안양의 추격을 뿌리치고 두 골 차로 달아났다.
후반 34분 린가드가 페널티지역으로 올린 공을 야잔이 떨궈주자 이를 발리 슛으로 연결해 안양의 골네트를 갈랐다. 김다솔 골키퍼가 팔을 뻗어봤지만 슈팅 길이 워낙 좋았던 탓에 막지 못했다.
안양은 실점 직후 김정현을 한가람과 바꿨다.
서울의 공세가 계속됐다. 서울은 측면의 김진수와 최준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며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양은 서울의 공격을 받아내는 데 급급했다. 몇 차례 공을 끌고 서울 진영까지 올라갔지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했다.
서울은 무리하지 않고 리드를 지키겠다는 생각이었다. 시간은 서울의 편. 주어진 추가시간 6분만 버티면 서울의 승리였다.
경기 막바지 안양이 한 골 따라갔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야잔이 후방의 최준에게 보낸 공이 최준을 지나쳤고, 교체로 들어간 최성범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최성범은 강현무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강현무를 완벽하게 속이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 꺼져가던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결국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서울의 2-1 승리로 끝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