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최고 선참 홍건희는 1년 만에 다시 투수조장을 맡았다.
지난해 최원준에게 투수조장을 넘겼던 홍건희는 옵트아웃 발동이 가능한 중요한 해를 앞두고 중책을 자원했다. 그만큼 팀 내 신망이 두텁다는 증거기도 하다.
최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홍건희는 투수조장을 다시 맡은 배경을 자세히 밝혔다.
홍건희는 "코치님께서 다시 내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흔쾌히 내가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원준이도 잘했고, (김)명신이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는데 두 선수가 본인에게 더 신경 쓸 해라고 생각해서 내가 맡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어린 친구들을 보면 성실하게 훈련하는 분위기가 잘 만들어져서 내가 딱히 하는 일은 없다. 이제 10살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도 많아져서 최대한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캠프 투수조 분위기는 정말 좋다"고 전했다.
다만, 홍건희는 아쉬운 점 하나로 자신의 방으로 찾아오는 후배들이 없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홍건희는 "혼자서 방을 쓰고 있는데 캠프가 길어지면 심심하긴 하다. 진짜 방에 아무도 놀러오지 않는다. 바로 옆 방이 (김)명신이 방인데 거기도 아무도 안 오더라. (그럼 둘이 같이 방을 쓰는 건?) 그건 아니다(단호하게). 명신이는 나보고 맨날 꼰대라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물론 훈련 분위기가 좋다고 투수조장으로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홍건희는 후배들이 조금 더 편안한 환경 속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투수조장으로서 책임감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홍건희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 있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한 번씩 캐치만 해주면 된다. 다들 알아서 잘하니까 크게 터치할 일이 없더라"며 "옛날 막내 시절 유명 예능프로그램에 얼어있는 내 표정이 나온 적이 있다(웃음). 그때는 KBO리그 전체 팀이 권위적인 문화가 강했던 때다. 이제는 막내라도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훈련하는 시대가 와서 다행이다. 후배들은 그때 그런 힘듦을 겪을 필요가 없기에 투수조장으로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1년 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던 홍건희는 길었던 협상 테이블 끝에 2+2년 최대 24억 5000만 원이라는 FA 잔류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첫 2년 계약 총액은 9억 5000만원인 가운데 '+2년' 총액 15억원은 선수 옵션이다. 홍건희는 2025시즌 종료 뒤 옵트아웃 조항을 발동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될 수 있다.
홍건희는 "나도 개인적으로 중요한 해다. 그런데 FA할 때도 그랬지만,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몸 관리를 착실히 하면서 다치지 않으면 성적을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옵트아웃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지금 생각하기보단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두산에 와서 크게 아픈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 손가락이 안 좋아서 시즌 페이스가 흐트러지니까 투구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다.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건희는 2024시즌 65경기 등판, 4승 3패 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 2.73, 45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홍건희는 KBO리그 개인 통산 468경기 등판, 661이닝, 25승 47패 58세이브 55홀드, 평균자책 4.89, 587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렇게 어느덧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셋업맨으로 올라선 홍건희는 "아무래도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뛴 시간이 대부분이라 한 시즌 경기 등판 숫자나 이닝 소화 숫자가 꾸준히 쌓이는 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누적 지표를 돌아봤을 때 '잘했었구나' 그렇게 생각할 만한 수치일 것"이라며 "지금 시기에 올해 어떤 자리에서 던지겠다고 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본다. 일단 몸 상태를 베스트로 끌어 올려서 팀이 원하는 자리 어디든 최선을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블랙타운,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