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캡틴' 손흥민이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리그 2연승에 힘을 보태며 자신에 대한 일각의 '무용론'을 잠재웠다.
토트넘은 35년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한 시즌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더블' 기록을 세우며 웃었다.
중하위권으로 추락한 리그 순위를 끌어올릴 동력을 마련했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영국 토트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2024-2025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3분 터진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의 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따냈다.
지난 2일 브렌트퍼드와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리그 4연패 탈출에 성공했던 토트넘은 이후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 2차전 0-4 참패, 애스턴 빌라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 1-2 석패로 고개를 숙였으나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 맨유를 잡아내며 반등 신호를 알렸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9승 3무 13패(승점 30)를 기록하며 뒤늦게 승점 30 고지에 올랐다. 11위 브렌트퍼드(승점 34)와는 4점 차다.
반면 맨유는 8승 5무 12패(승점 29)를 기록, 토트넘에 불과 1점 뒤졌지만 크리스털 팰리스, 에버턴 등 토트넘과 함께 승점 30을 찍은 팀들에 밀려 리그 15위로 추락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뒤 신입생 마티스 텔과 왼쪽, 가운데를 서로 교차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전반 13분 매디슨의 선제골 때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려 1-0 승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등 87분간 활약했다.
이날 토트넘은 도미니크 솔란케, 히샬리송 등 두 공격수가 모두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21세 공격수 텔을 맨 위에 세우고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측면에 자리잡았다.
토트넘은 3달 만에 돌아온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가 복귀전을 치른 가운데 제드 스펜스, 벤 데이비스, 케빈 단소,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루카스 베리발이 지켰다. 2선에 쿨루세브스키, 매디슨, 손흥민이 자리잡았다. 텔이 원톱으로 나섰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휘하는 원정팀 맨유는 3-4-3 전형으로 맞섰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누사이르 마즈라위, 해리 매과이어,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백3를 형성했다. 중원은 디오구 달로, 브루노 페르난데스, 카세미루, 파트리크 도르구가 맡았고, 최전방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라스무스 회이룬, 조슈아 지르크지가 토트넘 골문을 노리는 중이다.
토트넘은 정중동의 상황이던 전반 13분 선제골을 낚아 이 골을 지켜냈다.
골 장면에서 손흥민의 왼발 크로스가 큰 역할을 했다.
벤탄쿠르가 오른쪽 측면으로 밀어준 패스를 받은 라이트백 페드로 포로가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길게 올렸다. 이 때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손흥민이 지체 없이 왼발 발리 크로스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볼이 상대 선수 몸을 맞고 흐르자 18세 미드필더 베리발이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이를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쳐냈으나 바로 앞에 있던 매디슨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손쉽게 차 넣었다.
골 장면을 복기하면 손흥민의 역할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손흥민이 슛을 의도했는지 크로스를 올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볼을 골문 정면 쪽으로 투입했다는 점에서 그의 플레이가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에서 결정적인 과정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다부지게 뛰어다녔다.
전반 26분 후방에서 투입된 볼을 잡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뒤 컷백을 내줬고, 텔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맨유의 카세미루에게 태클을 당해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고, 주심은 카세미루에게 경고를 줬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맨유의 가르나초가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기막히게 막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지난해 10월 말 리그컵 16강전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뒤 경기 도중 발목 골절 당했던 사실을 알리며 토트넘 팬들을 놀라게 했던 비카리오는 이후 수술대에 올라 프리미어리그 12경기를 쉬었다.
토트넘은 지난 1월 체코에서 안토닌 킨스키를 수혈하며 문지기 공백을 메웠으냐 비카리오가 오면서 킨스키는 바로 밀렸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볼점유율에서 56.6%-43.5%로 앞서고 슈팅에서도 22개(유효슈팅 7개)-16개(유효슈팅 6개)로 우세했다.
손흥민은 후반 42분 20세 미드필더 윌손 오도베르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고, 토트넘은 동점골을 내주지 않고 1-0 승리를 매조졌다.
경기가 끝난 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서 평점 7.5를 줬고, 풋몹은 평점 7.8을 줬다.
또 풋볼런던은 "손흥민의 발리 슈팅이 매디슨의 득점으로 이어졌고, 전반 중반에는 텔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다. 다만 후반전에는 전반전과 같은 영향력을 주지는 못했지만 계속 기회 창출을 이어갔다"며 평점 6을 매겼다.
이날 결승골을 터트린 매디슨은 7점을 받았다. 매디슨은 부상 뒤 이날 복귀했다. 매체는 "선발로 복귀해 베리발 슈팅이 막힐 것을 예측하고 흘러나온 공을 골로 연결했다"며 그의 축구지능을 칭찬한 뒤 "공격 전개를 주도했고, 토트넘 선수들이 계속해서 그를 찾았다. 밝은 복귀전"이라고 평했다.
최고 점수는 지난해 여름 방출 위기에서 이젠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까지 거론되는 스펜스에게 돌아갔다. 스펜스는 9점을 얻었다. 풋볼 런던은 "토트넘 최고의 선수였다. 당분간 선발로 뛰어야 한다. 드리블할 때마다 맨유 수비를 위협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23일 0시 강등권 입스위치 타운과의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입스위치전을 마치면서 27일 오전 4시30분 최근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빛나는 맨체스터 시티와 홈 경기를 벌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리그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총 10골 8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6골 7도움을 쌓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