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코리안 킹'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마침내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토크 시티는 16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 위치한 벳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 시티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3라운드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홈팀 스토크는 4-2-3-1 전형을 꺼내들었다. 빅토르 요한손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조던 톰슨, 마이클 로즈, 애슐리 필립스, 주니오르 차마데우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에서 벤 피어슨과 우트 뷔르게가 호흡을 맞췄고, 2선에 루이스 쿠마스, 앤드류 모건, 배준호가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알리 알-하마디가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스완지는 5-4-1 전형으로 맞섰다. 로렌스 비구루가 골문을 지켰고, 조쉬 타이몬, 하네스 델크루아, 카일 노튼, 벤 카방고, 로날드가 백5를 형성했다. 중원은 올리 쿠퍼, 곤살루 프랑코, 루이스 오브라이언, 엄지성이 맡았고, 최전방에서 리암 쿨렌이 스토크 시티 골문을 노렸다.
배준호와 엄지성이 나란히 선발로 출전하면서 코리안 더비가 형성됐다. 챔피언십에서 열린 코리안 더비에서 웃은 건 배준호였다.
스토크와 스완지는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은 달랐다. 선제골을 터트린 건 원정팀 스완지였다. 후반 16분 스완지는 윙백 타이몬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토크는 선제골을 실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경기 균형을 맞췄다. 교체로 들어온 루이스 베이커가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미드필더 뷔르게가 헤더 슈팅으로 스완지 골망을 흔들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스코어 1-1이 된 가운데 스토크는 후반 28분 역전골을 만들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배준호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토크의 역전골 주인공이 됐다.
후반 28분 만후프가 프리킥 상황에서 골대 앞으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쇄도하던 배준호가 왼발 슈팅으로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역전골을 터트렸다.
스완지전 역전골로 배준호는 이번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올시즌 득점 없이 도움만 5개를 기록하던 그는 마침내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면서 득점 가뭄을 끝냈다.
배준호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은 스토크는 후반 추가시간 베이커가 중앙선 인근에서 터트린 환상적인 장거리 추가골로 쐐기를 박으면서 3-1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스토크는 승점을 35(8승11무13패)로 늘리며 리그 19위에 올랐다. 승점 37(10승7무16패)로 17위인 스완지는 승점을 얻지 못하면서 스토크의 추격을 허락했다.
경기가 끝나고 역전골을 터트린 배준호에게 많은 칭찬이 쏟아졌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이날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득점 외에도 패스 성공률 95%(19/20),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태클 성공률 75%(3/4),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8회 등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쳤다.
엄지성도 89분을 뛰는 동안 기회 창출 1회,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85%(22/26), 드리블 성공 1회, 롱패스 성공률 100%(3/3), 공중볼 경합 승률 100%(3/3) 등을 기록하며 분투했으나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배준호는 풋몹으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인 8.3을 받았다. 매체는 스토크의 스완지전 역전승 주역으로 배준호를 택했다.
현지 언론도 배준호에게 칭찬을 쏟아냈다.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트렌트라이브'는 배준호에게 평점 7.5를 주면서 "오른쪽 측면에서 기용되다 왼쪽으로 이동한 뒤 훨씬 더 많이 관여했다"라며 "프리킥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후 배준호는 안도감과 기쁨에 터질 듯한 표정을 지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배준호의 골장면에 대해 "배준호는 곧 폭발할 것 같아 보인다. 만후프의 프리킥에 배준호가 달려들어 골망을 갈랐다"라며 "배준호의 시즌 첫 골이자 중요한 골이다. 스완지 수비수는 그저 공이 지나가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라고 했다.
스토크도 팬들에게 배준호가 시즌 첫 골을 터트렸음을 알렸다.
스토크는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배준호가 골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과 함께 "우리들의 한국의 왕(Our South Korean King)"이라고 작성했다. 또 배준호의 결승골을 도운 만후프의 도움 장면에 대해선 "왕에게 어울리는 배달"이라고 표현했다.
또 배준호가 구단 관계자를 통해 팬들에게 보낸 메시지 영상을 두고 "왕의 연설(The King's Speech)"이라고 불렀다.
배준호는 경기가 끝나고 "드디어 오늘 골을 넣어서 굉장히 기쁘다. 팀과 팬들을 위해 항상 골을 넣고 싶었는데 드디어 성공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며 또 골을 넣을 거다. 응원해달라"라고 말했다.
2003년생 미드필더 배준호는 지난 2023년 8월 한국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스토크로 전격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밀었다. 배준호의 이적료는 공식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부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200만 유로(약 28억원)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 진출한 배준호는 데뷔 시즌부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스토크의 핵심 선수로 등극했다.
2023-24시즌 모든 대회에서 40경기에 출전 2551분을 소화한 배준호의 스토크 데뷔 시즌 성적표는 40경기 2골 6도움이었다. 스토크 선수들 중 배준호보다 도움이 많은 선수가 없어 팀 내 도움 1위를 차지했다.
스토크 팬들도 배준호 활약상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배준호는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데뷔 시즌에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스토크는 시즌이 끝나고 배준호에 대해 "20세의 배준호는 대전하나시티즌에서 구단으로 이적해 데뷔 시즌을 보낸 후 팬들의 확고한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라며 "팬들은 첫 8개월 동안 관중석에서 '한국의 왕'이라고 응원했고, 배준호도 스티븐 슈마허 감독의 1군 스쿼드에서 핵심 선수가 됐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시즌에도 배준호는 스토크 주전으로 뛰면서 35경기 출전해 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감독 교체를 두 번이나 겪고 있음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던 배준호는 마침내 길었던 골 가뭄을 끝내면서 다시 한번 스토크 팬들을 열광시켰다.
사진=스토크,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