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번 시즌 부진에 빠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전세계 레프트윙 4위에 올랐다. 단, 이번 시즌 활약이 아닌 축구 게임 능력치 순으로 따졌을 때 얘기다.
축구 컨텐츠 제작소 스코어90에 따르면 손흥민은 전세계 레프트윙 순위 4위에 올랐다. 1위는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였고, 2위는 바르셀로나의 하피냐였다. 3위는 AC밀란 공격수 하파엘 레앙이 차지했고, 손흥민 뒤를 이어 아틀레틱 빌바오의 니코 윌리엄스가 5위에 올랐다.
순위는 이번 시즌 성적이 아닌 최근 출시한 UFL이라는 축구 게임에 나온 능력치 순으로 매겨졌다. 비니시우스가 종합 능력치 91로 레프트윙 중에서는 제일 높았고, 하피냐부터 손흥민까지 88이었다. 사실상 비니시우스 다음 공동 2위라고 봐도 된다.
다만 게임에서의 능력치가 현실 성적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스트라이커 부문에서는 이미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91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라이트윙에서도 미국 MLS에서 활약 중인 리오넬 메시가 91로 90점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종합 능력치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손흥민도 이번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엄청난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20경기를 뛰는 동안 6골 6도움을 기록 중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5경기 3골을 넣었다. 리그컵과 FA컵에선 각각 1골과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나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토트넘 팬들의 민심도 흉흉하다.
손흥민은 최근 에버턴전 직후 토트넘 팬들에게 충격 폭언을 들었다. 손흥민이 경기를 보러 온 토트넘 원정 팬들을 향해 걸어갔을 때 관중석에서 "손흥민, 이 재수 없는 XX. 꺼져라!"라는 욕설이 날아들었다.
영국 TBR풋볼은 아예 "토트넘 팬들은 에버턴전 마이키 무어의 활약을 보고 손흥민에게 확실한 지적을 남겼다. 손흥민 대신 무어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영국 매체 풋볼365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건망증에 빠진 것 같은 선수 TOP 10"이라는 제목으로 과거에 비해 현재 기량이 현저하게 저하된 선수 10명을 소개했는데, 손흥민은 이 목록에서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량 하락이 가장 심한 선수 1위에 선정되는 굴욕까지 겪었다. 손흥민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현지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호펜하임과의 경기에서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킬러라는 걸 다시 입증하는 듯했으나 지난 26일 강등권에 위치했던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또다시 무득점에 그치면서 비판을 받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우 고통스럽다. 전반전에는 앞섰지만 짧은 시간이 두 골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매우 실망시켰다. 집중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어떤 팀이든 우리를 처벌할 수 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강등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히 우리는 충분하지 않다. 너무 많은 패배를 겪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고, 많은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올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런 손흥민이 현재 시점 전세계 레프트윙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까지 누적된 성적을 바탕으로 순위가 매겨졌다고 봐야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제외하면 토트넘에서 리빙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선수다.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이 토트넘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2016-2017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보다 오랫동안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없다. 9시즌 연속은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록이다.
사진=스코어90,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