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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 40골씩 넣는데 팀은 가라앉는다…토트넘이랑 뭐가 달라?

기사입력 2024.04.07 10:52 / 기사수정 2024.04.07 10:52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 골잡이 해리 케인의 활약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하지만 케인과 달리 뮌헨은 추락하고 있다. 전소속팀 토트넘 때와 다르지 않다.

케인은 지난여름 10년간 뛰었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280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1위에 오른 상태다.

토트넘을 떠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 2위로, 1위 앨런 시어러와 47골 차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레전드 웨인 루니도 뛰어넘었다.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시어러를 넘어 1위에 오르는 것도 떼놓은 당상이었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3번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36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에 밀렸지만 케인은 30골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 건재를 알렸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남을 수 있던 케인이 토트넘을 떠난 이유는 단 하나다. 우승 트로피를 따내기 위해서다. 그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가 들어 올린 우승컵이라고는 프리시즌 아우디컵 같은 것밖에 없다.




뮌헨은 케인이 우승하기 가장 좋은 팀이었다. 뮌헨은 지난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11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다. DFB 포칼컵에서도 적수가 없기에 트레블까지 노려보는 팀이었다.

뮌헨은 바르셀로나와 함께 트레블을 두 번 차지한 팀이다. 뮌헨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끌던 2012-2013시즌과 한지 플리크 감독이 이끈 2019-2020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다. 뮌헨은 독일의 정상이자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케인이 오자마자 뮌헨은 12년 만에 무관 위기에 몰렸다. 토트넘에서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분데스리가 우승 레이스는 사실상 끝났다. DFB 포칼에서는 3부 리그 팀에 패하며 이미 지난 11월 여정을 마무리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의 성적이 아쉽다. 뮌헨은 리그 28경기에서 19승 3무 6패를 기록하며 리그 2위이다. 3위 슈튜트가르트와 승점은 같지만 득실 차에 앞서 있어 2위다. 리그 1위인 레버쿠젠과는 무려 16점 차다. 리그 6경기를 남겨둔 시점이어서 우승은 불가능하다. 레버쿠젠이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우승한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지난 31일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에서 0-2로 패한 뒤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리그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뮌헨이 거둔 리그에서 기록한 6패는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뮌헨은 리그에서 7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라이벌인 도르트문트에게 내줬다. 이후 뮌헨은 11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분데스리가에서 독주하는 동안 6패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케인의 활약이 부진한 것이 아니다. 케인은 분데스리가 적응 따위는 필요 없는 모습으로 리그를 '씹어 먹고' 있다. 그는 리그 28경기에서 32골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득점 선두다. 2위와는 8골 차이다. 이적 첫 시즌 만에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하는 것이 유력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도 대단하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PSG의 킬리안 음바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 맨시티의 홀란과 함께 공동 1위다. 케인은 득점과 도움을 합한 공격 포인트에서도 9개를 기록하며 FC 포르투의 웬더슨 갈레노와 공동 선두다.

뮌헨이 부진할 때도 케인의 득점은 계속됐다. 7일 뮌헨은 하이덴하임과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2-0으로 앞서가고 있다가 3골을 내리 내주며 패배한 것이다. 지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 이어 리그 2연패다. 케인은 이날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리며 득점을 신고했다.

유럽 축구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뮌헨이 하이덴하임과의 경기가 끝난 뒤 SNS를 통해 "뮌헨이 분데스리가에 처음 승격한 팀에 패한 것은 2000년 이후로 처음이다"며 뮌헨의 치욕적인 패배라고 말했다. 하이덴하임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에 오른 팀이다.

뮌헨과 케인에게 남은 우승컵은 UEFA 챔피언스리그뿐이다. 뮌헨은 오는 10일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3차례 맞대결에서 뮌헨이 아스널을 모두 5-1로 꺾었으나 그때와 지금 상황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뮌헨은 리그에서 2연패로 좋지 않지만 아스널은 최근 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고 2024년 아스널은 단 2패만을 기록 중이다. 아스널은 리버풀이 한 경기를 덜 치른 시점에서 2위 리버풀과 3위 맨시티에 1점 앞선 프리미어리그 선두다. 극과 극의 분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두 팀이 만나는 것이다.

뮌헨이 기댈 곳은 공격수 케인뿐이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북런던 더비 팀인 아스널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케인은 아스널과의 17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했고 이는 티에리 앙리, 보비 스미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보다 많은 득점"이라고 소개했다. 1차전이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되기에 뮌헨은 케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아스널을 꺾고 4강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뮌헨의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 4강에서 챔피언스리그 1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다 우승을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와 지난 시즌 트레블의 주인공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자와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인이 뮌헨에서는 무관으로 그칠 수 있지만 케인은 시즌이 끝난 뒤 다른 트로피에 도전한다.

오는 6월 열리는 UEFA 유로 2024다. 영국 매체 '더선'은 "케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떨어지더라도 케인은 다가오는 여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며 "잉글랜드 대표팀은 유로 우승 후보 중 하나이며 독일에서 열리기에 케인은 토너먼트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더라도 뮌헨에선 공교롭게 케인이 오자마자 우승컵 하나 없이 시즌 마칠 상황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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