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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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더까지 통달했다고?…KBO 역수출 신화, 여전히 굳건하다

기사입력 2024.03.31 06:45

KBO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는 메릴 켈리. 연합뉴스
KBO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는 메릴 켈리.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여전히 굳건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KBO 라그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빼어난 투구로 2024시즌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켈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최종 성적은 6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무4사구 1실점을 기록해 팀의 7-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켈리는 찰리 블랙먼(지명타자)-크리스 브라이언트(우익수)-놀란 존스(좌익수)-브랜든 로저스(2루수)-라이언 맥맨(3루수)-엘리아스 디아스(포수)-에젤키엘 토바(유격수)-엘로리스 몬테로(1루수)-브렌트 도일(중견수)로 구성된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했다. 

콜로라도 타선은 지난 경기(29일) 애리조나와 시즌 개막전에서 단 4안타 1득점에 그쳐 1-16 대패라는 굴욕을 맛봤다. 개막전부터 무기력하게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켈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압도적인 투구로 상대를 얼어붙게 했다.

켈리는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강력한 투구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켈리는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강력한 투구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2사 후 존스에게 2루타를 허용해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4번타자 로저스. 켈리는 볼카운트 0-2 유리한 상황을 점렴했지만, 좀처럼 아웃카운트를 뺏아내지 못했다. 존스에게 던진 결정구들이 계속 커트 당했다.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가 펼쳐졌고, 켈리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켈리는 타선의 충분한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2회초에 나섰다. 팀은 1회말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와 크리스티안 워커의 연타석 홈런이 터져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켈리 역시 대포를 헌납했다. 1사 후 디아스에게 솔로포를 맞아 2-1로 추격당했다. 후속타자 토바에게는 중전 안타를 내줘 무엇인가 풀리지 않는 듯했지만, 1루주자 토바를 견제로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 흔들렸던 켈리. 그러나 3회초부터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정말 다른 투수가 된 듯 콜로라도 타선을 압도했다. 3~6회초까지 4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여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켈리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존스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로저스를 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후 애리조나 벤치는 투수 교체에 나섰다. 켈리는 홈 팬들의 열띤 박수갈채 속에 마운드를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켈리는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돼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강력했던 켈리의 투구. 슬라이더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연합뉴스
강력했던 켈리의 투구. 슬라이더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연합뉴스


경기 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켈리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켈리는 시즌 첫 등판에서 6⅔이닝 동안 콜로라도 타선을 쉽게 처리했다"라며 "이는 리그에 나쁜 소식이다. 지난 몇 년간 내셔널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투수 중 한 명인 켈리가 슬라이더까지 통달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실제 켈리는 이날 경기에서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해 재미를 봤다. 이날 기록한 삼진 8개 중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쓴 건 두 번. 주무기 체인지업과 함께 포심 패스트볼, 커터,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니 콜로라도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MLB.com'은과 인터뷰에서 "켈리가 훌륭한 투구를 했다. 콜로라도 선수들은 공격적이라 완급조절하는 것 등이 정말 효과적이었다. 매체도 "슬라이더는 켈리가 던지는 구종 중 하나다. 주무기는 체인지업이었다. 그러나 켈리는 비시즌 슬라이더를 연마해 완성도를 높였다"라며 "이날 투구수 79개 중 14개가 슬라이더였다. 이는 빅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슬라이더 활용이었다. 콜로라도 타선은 슬라이더에 5번 방망이를 내밀었고, 그중 4번 헛스윙을 기록했다"라고 쓰며 켈리 슬라이더의 위력을 설명했다.

켈리는 자신의 슬라이더에 대해 "확실히 오늘 경기의 가장 큰 교훈은 슬라이더였다"라며 "전체적으로 슬라이더가 유용한 구종으로 보인 것 같다. 오늘 경기처럼 꾸준히 던질 수 있다면, 또 다른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SK 와이번스 시절 메릴 켈리. 켈리는 KBO 리그 역수출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SK 와이번스 시절 메릴 켈리. 켈리는 KBO 리그 역수출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2015~2018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으로 KBO 리그에서 뛰었던 켈리. 4년간 119경기 48승 32패 729⅔이닝 641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한 뒤 애리조나로 이적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한국에서 기량이 성장한 켈리는 이후 빅리그에서 세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으로 선발돼 일본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켈리지만, 비시즌 슬라이더의 완성도를 추가해 한 층 더 강력한 투구를 뽐낼 계획이다. 켈리의 2024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FP, UPI/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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