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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류현진 효과', 두산이 가장 잘 안다...'양의지 힘' 느꼈기 때문에 [미야자키:스토리]

기사입력 2024.03.03 06:48 / 기사수정 2024.03.03 06:48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지수 기자) "단순하게 류현진 형이 돌아와서 한화가 강해졌다기보다 팀 전체가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게 가장 크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지난 2월 22일. 한국 야구계의 시선은 '코리안 몬스터'의 한화 이글스 복귀로 급격하게 쏠렸다.

류현진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투수다. 2006년 인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화 입단한 뒤 프로 데뷔 시즌부터 KBO리그를 지배했다. 30경기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괴물' 신드롬을 일으켰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3개의 타이틀을 따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물론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류현진에게 '부진'이나 '슬럼프'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소포모어 징크스 우려를 비웃듯 2007 시즌 30경기 211이닝 17승 7패 평균자책점 2.94 178 탈삼진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2008 시즌에도 26경기 165⅔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1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2009 시즌에도 28경기 189⅓이닝 13승 12패 평균자책점 3.57 188탈삼진으로 커리어 세 번째 탈삼진왕 타이틀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2010 시즌 KBO리그 역사에 손꼽힐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5경기 192⅔이닝 16승 4패 187탈삼진으로 평균자책점, 탈삼진 2관왕과 투수 부문 골든들러브를 수상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류현진은 2011 시즌 부상 여파로 24경기 126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이 성적조차 류현진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평범한 투수였다면 커리어 하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지표였다.

류현진은 2012 시즌에도 27경기 182⅔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 210탈삼진으로 펄펄 날았다. 당시 한화 팀 전력이 약했던 탓에 두 자릿수 승수가 불발됐을 뿐 세부 지표만 놓고 본다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정규시즌 MVP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로 역대 아시아 빅리거 투수 중 손꼽히는 성적을 남기고 KBO리그로 돌아왔다.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대우와 함께 화려하게 귀환했다. 

류현진의 합류로 한화는 5강권을 노릴 수 있는 다크호스에서 2024 시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으로 위상이 올라갔다. 한화를 바라보는 경쟁팀들의 시선도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8승 7무 1패), 삼성 라이온즈(8승 8패)를 제외하면 상대 전적에서 7개 구단에 열세였다. 그러나 올해는 류현진의 합류로 승패마진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2024 시즌 두산 캡틴을 맡은 간판타자 양석환은 한화의 류현진 영입은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닌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주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양석환은 2일 일본 미야자키의 소캔 야구장에서 팀의 2차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친 뒤 "한화가 올 시즌을 앞두고 워낙 전력 보강을 많이 했고 최근 몇 년 동안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팀이다"라며 "여기에 류현진 형까지 오면서 단순하게 더 강해진 것 이상으로 파급력이 있을 것 같다. 기존 선수들이 '드디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되는 게 팀 스포츠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석환이 자신 있게 한화가 누릴 '류현진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본 데는 이유가 있다. 두산 역시 2023 시즌 '양의지 효과'를 크게 체감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2022 시즌을 마친 뒤 FA 시장에서 대형 투자를 단행했다. 2018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 NC 다이노스로 떠났던 양의지를 다시 복귀시켰다. 계약기간 4+2년, 최대 152억 원의 조건으로 '양의지의 귀환'을 이뤄냈다.

두산은 2022 시즌 60승 82패 2무, 승률 0.423으로 정규리그 9위에 그쳤다. 1982년 창단 이후 최저 순위로 고개를 숙였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했던 위용을 잃고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냈다.

2023 시즌 개인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3 시즌 개인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은 2023 시즌 양의지의 합류 이후 다시 도약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74승 68패 2무, 승률 0.521로 5위에 오르며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포스트시즌을 마감하기는 했지만 순위 상승과 함께 2024 시즌 더 높은 곳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의 2023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은 양의지의 존재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양의지는 129경기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OPS 0.870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팀 내 유일한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안방마님의 위용을 변함없이 지켰다.  

양석환은 "지난해 양의지 형이 두산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도 팀 전체 분위기가 올라가는 걸 느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한화가 2024 시즌 다크호스가 될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뛰어난 선수가 합류하면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할 수 있다는 의식이 생기는 게 엄청난 시너지라고 나는 생각한다"며 "지금 한화 선수들과 연락을 해봐도 다들 자신감을 가지고 있더라. '우리도 잘할 수 있다, 잘해야 된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서 (올 시즌) 한화를 상대하는 게 조심스럽고 더 경계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2023 시즌 개인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3 시즌 개인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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